매킬로이 "장타 전쟁, 골프가 나아가는 방향...디섐보 대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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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컵 연습 라운드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 [사진 Getty images for THE CJ CUP]

CJ컵 연습 라운드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 [사진 Getty images for THE CJ CUP]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 처음 나서는 세계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장타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밝혔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로 촉발된 장타 전쟁이 PGA 투어를 달아오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는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흥미로운 사진 1장을 올렸다. 스윙 분석 장비 모니터 사진이었는데, 여기서 측정된 값이 볼 스피드 186마일, 볼이 떠서 날아간 거리가 340야드나 됐다. 최근 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로 나선 브라이슨 디섐보를 겨냥한 듯 한 이 게시물은 골프계에 화제를 모았다.

15일(한국시각) CJ컵을 앞두고 가진 대회 기자회견에서도 매킬로이를 향해 이 게시물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매킬로이는 "장타를 칠 수 있는 건 장점이고, 난 늘 장타를 치는 편이다. 필요하면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면서 "매 번, 모든 드라이브 샷에서 (볼 스피드) 190마일을 치려는 게 아니라 적어도 필요할 때 할 수 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훈련을 통해 샷에 대한 다양한 연습을 했다는 그는 "클럽과 몸이 이렇게 빨리 움직인 적이 없다"면서 "여기저기 조금씩 손을 봤다. 헬스장에서 스피드 트레이닝도 하고 샤프트도 가벼운 것으로 바꿨다. 기술적인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디섐보에 대해 놀라움도 감추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골프 선수로서 우리는 의도한 지점으로  공을 보내려는 습성이 강하게 각인돼 있다. 그런 점에서 디섐보가 대단하다. 그는 스피드 트레이닝을 할 때 그냥 네트로 공을 보낸다"면서 "(다양한 시도를) 디섐보가 어떻게 매일 하는지 모르겠다. 보통 드라이버를 강하게 치면 이틀 정도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시도하는데 디섐보는 매일 그렇게 하는 걸 보면 육체적으로 매우 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장타 전쟁에 대해 "골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지난 주말 한 기사를 봤는데, 모든 스포츠가 더 빠르고, 길고, 강력해지고 있다는 기사였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저 그런 흐름에 발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CJ컵이 첫 출전이다. 원래 이 대회는 제주에서 열리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섀도우 크릭 골프장에서 열린다. 그는 "출전은 처음이지만 지난 몇 년간 제주 대회들을 보았고 좋아 보였다. 코스도 훌륭해 보였다"면서 "섀도우 크릭은 처음이지만 정말 훌륭한 골프 코스다. 매년 이 곳에서 PGA 투어 대회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이 곳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딸을 가진 매킬로이는 잠시 휴식기를 갖는 동안 "기저귀는 30번 넘게 갈아준 것 같다. 내 몫은 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딸 아이가 순하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자는 것도 좋아하더라. 운이 좋은 것 같다"며 행복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딸이 생겼다고 해서 플레이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날 관점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날에도 집에 돌아가 가족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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