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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티''불타오르네' 호텔 객실서 울산화재 이주민 조롱 메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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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불꽃놀이' '불티' '불타오르네' '불장난' '촛불하나' '불놀이야'….  

울산시 남구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이재민이 투숙하고 있는 스타즈호텔 객실에서 발견된 메모다. 화재 참사를 겪고 있는 이재민을 조롱하는 내용이라 논란을 빚고 있다.

이재민을 놀리는 내용의 호텔 메모지. [페이스북 캡처]

이재민을 놀리는 내용의 호텔 메모지. [페이스북 캡처]

자신을 화재 이재민 중 한 명이라고 밝힌 A씨는 페이스북에 "스타즈호텔 객실이 부족해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11일부터 투숙하게 됐다"며 "투숙한 다음날인 12일 아침 객실 내에서 아무 것도 안 쓰여 있어야 할 메모지에 적힌 글을 발견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찍힌 메모지에는 '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라는 제목 아래 오마이걸 '불꽃놀이', '태연 '불티',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블랙핑크 '불장난', god '촛불하나', 전영록 '불티', 옥슨80 '불놀이야' 등 제목이 불과 관련된 노래 7곡이 적혀 있었다.

A씨는 "불 속에서 구조됐던 저희를 향해 이런 리스트를 적어뒀다는 게 도를 넘은 악의로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중앙포토·연합뉴스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중앙포토·연합뉴스

그는 "주민 대다수가 잠도 못 자고 후유증으로 힘들어하고 있고, 여러 글과 댓글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며 "그런 와중에 이런 메시지는 저희를 향해 저주를 붓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고, 호텔에 이런 걸 적어둔 사람이 있다는 게 무섭다"고 했다.

A씨는 "불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불을 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14일 스타즈호텔 측은 메모가 적힌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8일 밤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5시간 40여분 만인 9일 낮에 진화됐다.

화재로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고, 옥상 등 피난층에 대피해 있던 77명이 구조됐다.

울산시는 화재로 갈 곳이 없어진 이재민들이 비즈니스호텔에서 묵도록 지원했다.

이재민의 호텔 투숙 지원에 대해 "자연재해도 아닌데 사유지 화재에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부 제기됐다.

한편 울산시는 14일 화재 피해를 본 입주민에게 1주일간 숙식비를 추가 지원하고, 지역 내 공공임대주택 공실 92가구를 확보해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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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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