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대로는 대선 진다” 격노한 김종인…재보궐 위원장엔 김상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에 임명된 김상훈 의원. 중앙포토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에 임명된 김상훈 의원. 중앙포토

국민의힘이 12일 재보궐 경선준비위원장에 3선인 김상훈(대구 서) 의원을 임명했다. 당 관계자는 “김상훈 의원이 위원장으로 재보궐 경선을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있는 인선이다. 애초 국민의힘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경선준비 위원장에 내정했고, 이날 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부터 "당내 반발이 강하다"는 얘기가 돌더니 오후 2시 30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김 의원으로 선회했다. 유 전 부총리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김종인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의 뜻을 전했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내정 철회 이유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위원장이 된 김상훈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서울, 부산 시민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지도자가 공정한 잣대에 의해 선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오른쪽). 오종택 기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오른쪽). 오종택 기자

인선이 급작스레 뒤집히자 당내에선 “서울시장 선거 등 당의 사활이 걸린 재보궐을 앞두고 당내 불협화음과 이해관계 충돌이 본격적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유 전 부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원회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 당 인사는 “추석 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유 전 부총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이) 당초 유 전 부총리 내정에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당 일각에서 “유 전 부총리 카드로는 재보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견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경제부총리를 지낸 유 전 부총리에게 ‘친박 색채’가 있는 점도 당내 반발을 부른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반발에 부딪혀 애초 구상이 헝클어지면서 김종인 위원장의 심기도 좋지 않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사전회의 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또 일부 당 중진들 사이에서 “국감 이후 상임위원장직을 11대 7로 배분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놓고도 비판했다고 한다. 지난 6월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독주’에 대항한다는 의미로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 비대위가 비생산적인 모습을 보이고 당 국정감사도 현재까진 실망스럽다”며 “당이 총선 참패 뒤에도 긴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복수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민의힘 김선동 사무총장이. 김 사무총장은 12일 경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중앙포토

국민의힘 김선동 사무총장이. 김 사무총장은 12일 경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중앙포토

이날 국민의힘은 경선준비위 부위원장에는 김선동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위원으론 박수영ㆍ최승재ㆍ조수진ㆍ황보승희 의원과 신동우ㆍ임재훈 전 의원, 이수정 경기대 교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한오섭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김재섭 비대위원을 임명했다

손국희ㆍ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