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와 관련한 지난 8일 재판에서 ‘폭탄 발언’이 나왔습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정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기 위해 50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김 전 회장은 돈을 전달한 인물로 라임 사태의 정·관계 로비 창구로 알려진 이강세(58)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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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 인사에 대한 구체적 로비 증언이 나오면서 라임 사태는 금융 범죄에서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권 연루설이 점점 확대되는 라임 사태에서 주요 등장 인물들을 사진으로 정리해봤습니다.
①김봉현 회장…‘라임' 사태 주범 지목돼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투자금과 수원여객·향군상조회의 자금 등을 횡령해 기업을 인수하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로비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쓰는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돌연 잠적한 김 전 회장은 5개월 간의 도피 끝에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 빌라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습니다.
②이강세 대표…라임 사태 정·관계 로비 창구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강세(58) 스타모빌리티 대표는 김 전 회장을 정·관계 인사들과 연결시켜준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진술에서 “로비를 위해 이 대표를 스타모빌리티에 영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6일 구속기소된 이 대표는 “일부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를 김 전 회장과 함께 만난 적은 있지만 직접 돈을 건네거나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③이상호…라임 돈 받아 구속된 친노 인사
이상호(55)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대표적인 친노무현 인사입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23일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이 위원장이 총선 준비에 필요한 자금을 김 전 회장에게 요구해 3000여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이 위원장은 “동생 회사의 운영자금을 빌린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④청와대 전 행정관…라임에서 뇌물 수수
지난 9월 18일 김 전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이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금감원 직원으로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돼 근무하던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37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금감원의 라임 관련 문건을 빼돌렸습니다. 김 전 행정관은 “김봉현 회장과 동향 출신에 고등학교 동창이어서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공적인 업무에 지연·학연을 이용해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며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⑤기동민 의원…라임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과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기 의원에게 수천만원의 정치 자금을 제공하고 고가의 맞춤 양복을 선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기 의원은 “김 전 회장을 알긴 하지만 금품이나 청탁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기 의원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⑥강기정 전 수석…5000만원 수수 의혹에 고소하겠다 반발
지난 8일 라임 관련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이 대표가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000만원을 쇼핑백에 넣어줬다”고 증언했습니다. 강 전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전 회장의 진술 중 나와 관련된 금품수수 내용은 완전한 사기”라고 반발했습니다. 김 전 회장의 진술이 허위일 수도 있고, 이 대표가 실제 돈을 받았지만 이른바 ‘배달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진술의 진위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밝혀질 전망입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