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양키스전 못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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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잠수함'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레드삭스의 그레이디 리틀 감독은 8일(한국시간) 어깨부상과 '손가락 욕 파문'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김병현을 25명 엔트리에서 빼고 토드 존스나 제프 수판 가운데 한명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 감독은 이날 오전 메이저리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BK(김병현)가 챔피언십 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진다면 그것은 1백% 어깨 부상 탓"이라고 운을 띄웠다.

또 "어깨 때문에 BK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라며 "팀의 어떤 선수라도 이런 상태에선 경기에 투입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레드삭스의 한 관계자는 리틀 감독이 챔피언십 시리즈 엔트리(25명) 제출 마감시한인 9일 오전 1시까지 기다려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김병현을 실전에 투입하기보다는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레드삭스가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엔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팀이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경기에 뛸 수는 없지만 실전감각을 위해 함께 이동하며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현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 5차전에서 등판이 유력한 시점마다 불펜에서 대기조차 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봐 '실전용 엔트리'에서는 사실상 제외돼 있었다.

김병현이 빠진 레드삭스는 9일 오전 9시부터 양키스와 숙명의 라이벌전을 벌인다.

리틀 감독은 "BK 없이 세이브 상황이 온다면 제이슨 지암비.마쓰이 히데키 등 양키스 좌타자는 좌완 앨런 엠브리가, 데릭 지터.알폰소 소리아노 등 우타자는 마이크 팀린.스콧 윌리엄슨 등 우완 투수가 상대하는 매치업을 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다시 한번 시즌 초기 '집단 마무리체제'의 가동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양키스전이 김병현에게는 명예회복과 설욕의 기회였다.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01년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선 9회말 2사에서 역전홈런, 5차전에도 9회말 2사에서 동점홈런을 내준 아픈 기억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양키스와 맞닥뜨린 절호의 기회에서 아쉽게 빚을 되갚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와일드카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플로리다 말린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원정 1차전에서 연장 11회에 터진 마이크 로웰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시카고 컵스를 9-8로 꺾고 먼저 1승을 올렸다.

이태일.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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