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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 공무원 수색 보름째…해경, 흔적도 못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해양경찰이 '北 피격 사망' 공무원 이씨의 시신 및 유류품을 수색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지난 3일, 해양경찰이 '北 피격 사망' 공무원 이씨의 시신 및 유류품을 수색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관련 수색이 15일째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 공무원의 월북 관련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는 등 행적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5일 해양경찰과 해군은 공무원 이모(47)씨의 시신과 소지품 등을 찾기 위해 함선 32척과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연평도 서방부터 소청도 남방까지 가로 96㎞, 세로 33km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해경은 이씨의 시신 등이 남쪽으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색 범위를 남쪽으로 14.8km가량 확대했다.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운 4개 구역을, 해경이 그 아래쪽 나머지 4개 해상을 맡는다.

해양경찰의 7일차 주간수색도. [정점식 의원실]

해양경찰의 7일차 주간수색도. [정점식 의원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제출받은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해경은 이씨의 시신이 지난달 26일 오후 9시 기준 수색 범위 북쪽으로 3.2㎞ 떨어진 지점까지 표류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음날 오후 9시에는 이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3.14km가량 떨어진 곳으로 표류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해경과 해군은 기존 수색 구역에서 떨어진 지점까지 수색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표류예측 지점이 NLL 남쪽으로 예측되면서 수색 범위의 위쪽 해역도 해군이 수색했다”며 “구체적인 수색 기간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씨가 지난달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실종된 뒤 월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실종 다음 날인 소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밀물이 시작된 오전 1시39분의 조류 방향은 168도로 남동쪽 5시 방향이었다. 썰물이 시작된 같은 날 오전 7시36분은 340도로 북서쪽 11시 방향이었다. 이를 고려해볼 때 이씨는 조류 방향을 거슬러 30여㎞를 헤엄쳐 월북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관련 연평도 주변의 조류 흐름을 잘 아는 이씨가 굳이 조류를 역행하면서 월북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이씨가 종류 미상의 부유물 위에서 막대기 바가지 등 도구를 이용하거나 맨손으로 노를 저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거센 조류를 역류해 33㎞나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해경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은 “당시 파고와 수온, 이씨의 건강 상태와 수영 실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건강 상태나 구명조끼 등을 착용했다면 이동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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