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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거절로 '염산 테러'…얼굴 녹은 소녀, 결국 법 바꿨다

중앙일보

입력

네팔에서 염산 공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염산의 제조와 사용을 제한하는 개정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염산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다.

29일 AFP 통신은 네팔에서 염산 공격의 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바라온 제도 보완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보도했다.

네팔의 한 소녀가 10대 소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염산 테러 공격으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법 개정이 추진됐다. [트위터]

네팔의 한 소녀가 10대 소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염산 테러 공격으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법 개정이 추진됐다. [트위터]

염산 공격은 네팔을 비롯한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보복 차원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AFP통신은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결혼 지참금이나 토지를 둘러싼 분쟁, 교제 거부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얼굴에 화상을 입는 것은 물론 심할 때는 실명하기도 한다.

전 미스 네팔과 함께 사진을 찍은 카툰. [트위터]

전 미스 네팔과 함께 사진을 찍은 카툰. [트위터]

개정법에 따르면 염산 테러 가해자에 적용하는 최고형이 8년에서 20년으로 올라간다. 또 피해자에 100만 네팔 루피(약 989만원)의 범죄 피해 지원금을 준다.

염산 판매자는 의무적으로 구매자 관련 정보를 기록해야 한다. 여기에 염산 구매 가능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포함된다. 개정법은 연내 네팔 의회에서 승인될 전망이다.

네팔의 한 소녀(사진)가 10대 소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염산 테러 공격으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 이후 네팔에서는 염산테러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 법이 강화되기에 이르렀다. [트위터]

네팔의 한 소녀(사진)가 10대 소년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염산 테러 공격으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 이후 네팔에서는 염산테러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 법이 강화되기에 이르렀다. [트위터]

법 개정이 추진된 것은 지난해 9월 염산 공격을 받은 피해자 무스칸 카툰(15)의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다.

카툰은 마지드 아람이라는 10대 소년이 사귀자고 하는 것을 거절했다가 수개월에 걸쳐 괴롭힘을 당했다.

그리고 통학 길에 모터사이클을 타고 온 소년들이 뿌린 염산을 뒤집어썼다. 무스칸 카툰은 1년이 지난 얼굴과 가슴, 양손에 입은 화상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염산 테러공격에도 살아남은 카툰은 현재 강연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염산 테러공격에도 살아남은 카툰은 현재 강연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튜브]

카툰의 사건에 분노한 여론은 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염산 테러를 딛고 일어선 카툰은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수상과 접견하기도 했다. 카툰을 위로하기 위해 인도 발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동영상 메시지를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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