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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태계 건강' 최하위권

중앙일보

입력

우리의 생활 행복지수는 전세계에서 비교적 상위권이지만 환경오염.생물다양성 등을 따진 '자연생태계 건강지수'는 최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이 경제발전과 자연환경보전을 가장 조화롭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최근 세계 1백80개국을 대상으로 사람과 자연생태계가 공존하는 지속가능성의 지표로서 국가의 복리후생지수(Wellbeing Index.WI)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백점 만점에 47점을 받아 58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복리후생지수를 구성하는 국민생활 행복지수(HWI)와 자연생태계 건강지수(EWI)의 순위가 큰 차이를 보였다.

소득수준.식수.국가경제 상황.실업률.정치적 자유.언론자유.범죄율.건강 생존기간 등 36가지 지표를 분석해 얻은 행복지수에서는 한국이 67점으로 27위를 기록해 상위 15% 안에 포함됐다.

반면 생태계 다양성.수질오염.물 사용량.온실가스 배출량.오존층 파괴물질 배출량.야생 동식물 보호.에너지 소비량 등 51가지 지표에서 구한 자연생태계 건강지수는 27점을 얻어 1백61위로 하위 10%에 포함됐다.

생태계 건강지수의 순위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인도.태국.멕시코.우크라이나 등이다.

또 이스라엘.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리비아.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등 중동.아프리카의 사막국가들이 포함됐다.

복리후생지수 순위는 생활수준이 높으면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는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가 1~3위를 차지했고, 아이슬란드.오스트리아가 뒤를 이었다.

또 캐나다.스위스.독일.덴마크.뉴질랜드.아일랜드.호주 등이 20위권에 들었다. 최하위는 이라크였고, 시리아.아프가니스탄.우간다 등이 낮았다.

북한은 국민생활 행복지수에서는 중국의 36점보다 크게 낮은 21점을 받았으나 자연생태계 건강지수는 중국의 28점보다 나은 45점을 받아 복리후생지수 총점에선 1백5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산업화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물.공기 오염이 심해져 1백60위에 그쳤다.

IUCN은 이번 조사 보고에서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인 40억명이 복리후생이 열악한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반면 생활수준이 나은 국가의 인구는 1억명 미만"이라며 "잘 사는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리후생지수 1위인 스웨덴이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는 효율은 1백58위인 소말리아의 19배인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되는 '리우+10' 회의를 앞두고 나온 이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경제개발과 생태계 보전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1992년 6월 브라질에서 개최됐던 리우 환경회의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리우+10' 회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난 10년간 세계 각국이 펼친 노력을 점검한다.

48년 창립된 IUCN에는 1백12개 정부기관과 7백54개 민간단체(NGO)가 참여 중이다. 또 전세계 1백81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전문가가 정보를 교환하면서 자연생태계 보전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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