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피 마른다'…서울시 혈액 재고량 바닥

중앙일보

입력

서울지역의 혈액 재고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혈소판농축액.적혈구농축액 등 응급환자 수혈용 혈액의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6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중앙혈액원 등 서울지역 4개 혈액원의 혈소판농축액과 적혈구농축액 재고량이 각각 6백82유닛(unit.한 팩)과 2천6백52유닛으로 하루 수요량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지난 4일 현재 서울지역 4개 혈액원의 혈액 재고량은 전혈(全血)이 1백75유닛, 응급환자 수혈용 혈액 등 성분제제가 2만2천9백4유닛으로 이틀치 병.의원 공급 분량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중앙병원.삼성서울병원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서울 남부혈액원의 혈액재고가 가장 부족해 대전.전주 등 지방혈액원에서 긴급 조달해 겨우 수요를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혈액공급을 1백% 헌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하루평균 헌혈인원이 2천5백명에서 이달 들어 1천5백명 선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빚어졌다.

적십자사 박병대 혈액관리국장은 "최근 혹한으로 헌혈이 줄어든 데다 방학이어서 학생들의 단체 헌혈마저 끊겨 상황이 심각해졌다"며 "적어도 3일분의 재고가 확보돼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하루하루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병원 공급용 혈액이 이처럼 부족하게 된 경우는 흔치 않았던 일로 최근 잇따라 터진 적십자사의 혈액사고 영향으로 헌혈에 대한 국민감정이 나빠진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혈액원이나 종합병원 등에서 수술환자용 등으로 비축해야 할 혈액 보유량 기준은 없으며 보통 수혈용 성분제제의 경우 종류에 따라 3~30일이 지나면 폐기처분한다.

한편 적십자사는 이달부터 3월 말까지 서울지역 헌혈자에게 정동극장 무료관람권(2인 관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헌혈유치 프로그램을 시행 또는 준비 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