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복제 인간배아' 자궁 착상 징역 10년 입법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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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런던.로마=외신종합] 미국의 ACT사가 인간 배아 복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생명공학 연구의 한계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로마 교황청이 윤리적 문제를 들어 인간배아 복제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데 이어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생명공학 선진국 정부가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은 출산 목적으로 복제된 인간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엔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긴급입법을 추진, 26일 밤 상원 독회에서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금주말까지 하원에서의 모든 입법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과학자 출신의 노동당 상원의원 윈스턴 경은 "출산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는 인간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복제 인간은 성공률이 낮고 만들어지더라도 기형아 등 극도의 위험을 동반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ACT사의 발표는 인간배아 복제 연구가 최초로 선을 넘어섰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과학의 이름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윤리적 영역을 침범한 데 대해 법률 제정을 통해 이같은 과정이 금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반(反)인간복제법안이 올 초 하원을 통과, 상원에 계류 중인 상태며 ACT사가 강행한 복제연구는 이 법안이 금지하고 있는 행위다.

반면 인간복제를 추진하고 있는 일부 과학자들은 ACT사의 복제 성공을 환영했다. 미국의 남성 불임 전문가 파노스 자보스 박사는 "배아 복제 성공은 예상했던 것으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사상 첫 복제인간 출산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도 "불임 때문에 복제인간 계획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부부가 미국에 5천쌍, 이탈리아에 6백쌍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들을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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