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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거리두기로 소비 직격탄…음식점·주점 카드 사용액 31%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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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숙박업소·음식점 등의 대면 서비스가 위축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란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 9월 첫 주 서비스업 분석 #“민간소비 회복 예상보다 더딜 듯 #비자발적 저축 는 건 긍정적 요소”

한은은 22일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소비심리 회복 지연, 거리두기 일상화 등으로 숙박·음식·예술·스포츠·여가·교육 등 대면 서비스 회복이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 특히 대면 서비스 업종에선 카드 사용액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음식점·주점은 31.4% 줄었고 스포츠·레저는 41% 감소했다. 대면 서비스 소비는 꼭 해야 하는 지출이 아닌 ‘재량적 지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심리나 소득 불확실성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돌아보면 대면 서비스의 회복이 다른 서비스 지출과 비교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 1,2차 유행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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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감염병의 특성상 이동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시행되면서 민간소비가 급속히 둔화하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며 “앞으로 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 전망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국가 간 이동제한이 이어지고 여행심리 회복이 부진해 국외소비도 위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외소비 위축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내국인 출국자 수는 90% 이상 급감했다. 민간소비에 대한 국외소비 기여도(전년 동기 대비)는 지난 1분기에 -1.1%포인트, 지난 2분기에 -2.8%포인트로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돈을 쓰지 못해 ‘비자발적 저축’이 늘어난 것은 소비 회복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한은은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관련 컴퓨터·가전·가구의 소비가 늘어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가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자동차 구매도 증가했다. 김 국장은 “고소득층은 대면 서비스 소비를 줄인 만큼 자동차나 가전 소비를 늘리는 패턴이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활동의 기피 현상이 지속할 경우 소비 행태를 변화시키고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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