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목욕탕' 다목적 휴식공간으로 변모

중앙일보

입력

동네 목욕탕이 달라졌다. 사람들에 떠밀려 때만 벅벅 밀고 돌아오던 곳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본지 주부통신원 최윤정(35)씨가 달라진 목욕탕 모습을 소개한다.

요새 목욕탕들의 손님 끌기 경쟁이 치열하다. 욕탕 안에 '차돌 사우나''옥 사우나''보석 사우나'등 건강에 좋다는 사우나실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여탕에는 소금으로 온 몸을 마사지할 수 있는 '소금 사우나', 물이 분무기처럼 뿌려져 피부 건조를 막아주는 '이슬 사우나', 진흙 마사지가 가능한 '머드 사우나'도 등장했다.

급기야 목욕탕에 찜질방 등이 추가된 '복합탕'이 출현했다. 가족 단위의 손님들을 위해 휴게방이나 심지어 노래방까지 마련해 놓은 곳도 있다.

서울 목동 A목욕탕의 경우 목욕만 남녀가 따로 할뿐 옷을 입고 들어가는 찜질방이나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원적외선방 및 기타 시설은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때밀기 중심이었던 서비스도 각종 마사지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살구씨 오일, 맥반석 가루 등을 이용한 전신 마사지가 1만5천~2만원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피부 관리실의 마사지 비용보다 저렴해 목욕탕에서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이용객들이 시설 좋은 목욕탕으로 원정을 간다. 24시간 문을 여는 목욕탕이 점점 늘면서 주로 밤 시간에 목욕탕을 찾는 '심야 목욕족'도 생겼다.

최근에는 주부들이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 장소로,명절 후 친지들이 함께 피로를 푸는 곳으로도 목욕탕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목욕탕의 비누를 집에 가져가거나 속옷을 빨아 사우나실에 널어 놓는 사람들도 여전히 눈에 띈다.

최윤정.중앙일보 주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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