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후원 되나요?"…10살·8살 '라면형제'에 온정 이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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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가정집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가정집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

인천의 한 가정집에서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라면을 끓이려다 불이 나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진 형제에게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다. 후원재단은 후원금을 전액 형제가 쓸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학산나눔재단에 따르면 17~18일 이틀 동안 10살 A군, 8살 B군 형제에게 모인 지정 기부금은 3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부자 140여명이 이 형제를 위해 써달라고 기탁한 돈이다. 기부자들은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냈다고 학산나눔재단 측은 설명했다. 이 중 지속적으로 형제를 후원하겠다는 기부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은 사용처가 지정되지 않은 기부금은 우선 형제의 치료비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머지 사용처가 지정된 금액은 용도에 맞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학산나눔재단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법으로 형제들을 돕고 싶다는 후원인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용도에 맞게 형제들에게 오롯이 후원금이 쓰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A군과 동생 B군은 지난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3동 소재 한 4층짜리 빌라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발생한 불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에 빠졌다. A군은 전신의 40% 3도 화상을, B군은 전신의 5% 1도 화상을 입고 서울의 한 화상전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화재 당시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 장기 손상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형제는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셋이 사는 이들 형제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라면 학교에 등교했을 시간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형제끼리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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