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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 물렁한 그린, 날개 꺾인 윙드 풋의 US오픈

중앙일보

입력

1번 홀 그린에서 퍼트를 준비하는 테일러 펜디스. 윙드풋은 그린 높낮이 차이가 크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1번 홀 그린에서 퍼트를 준비하는 테일러 펜디스. 윙드풋은 그린 높낮이 차이가 크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조던 스피스는 1번 홀에서 스핀을 많이 먹인 아이언샷을 그린으로 날려 보냈다. 그린이 딱딱할 거라고 예상했고 공을 세우기 위해서는 스핀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은 스핀을 먹고 그린 맨 앞쪽까지 굴러 내려왔다. 그린은 물렁했다. 스피스가 예상한 악명 높은 윙드풋 골프장이 아니었다.

저스틴 토머스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시 인근 윙드풋 골프장에서 벌어진 US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쳤다. 어렵기로 소문난 이 코스에서 열린 US오픈 사상 최저타 기록이다.

토머스만 잘 친 건 아니다. 그린이 공을 잡아주니 선수들은 핀을 보고 직접 때릴 수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언더파들이 쏟아졌다. 패트릭 리드, 매튜 울프 등 4언더파가 3명이다. 리드는 홀인원도 했다.

날개 달린 발이라는 뜻의 윙드풋 골프장 로고. [AFP=연합뉴스]

날개 달린 발이라는 뜻의 윙드풋 골프장 로고. [AFP=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 리 웨스트우드 등이 3언더파 공동 5위다. 언더파를 친 선수는 21명이나 된다. 이전까지 윙드풋에서 열린 5번의 US오픈에서 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한 선수는 딱 2명에 불과했다. 한 라운드 최소타는 66타였다.

토머스는 대회를 앞두고 이 골프장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라운드 후 그는 “이 곳에서 65타를 친 건 대단하다. 집중했고 마지막 홀 긴 버디 퍼트도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린이 매우 부드러웠다. 코스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버디를 잡겠다”고 말했다.

모두 잘 친 건 아니다. 토머스와 함께 경기한 타이거 우즈는 3오버파 73타 공동 71위다. 5번 홀까지 벙커에 5번 빠지다가 경기 중반부에 3연속 버디를 잡으며 반전하나 했는데 끝내기가 좋지 못했다.

17번 홀에서 보기를 했고, 마지막 홀에서는 그린 주위에서 뒤땅을 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했다. 6차례 US오픈 준우승을 한 필 미켈슨은 9오버파 공동 142위, 뒤에서 2등이다.

윙드풋 골프장. [USA 투데이=연합뉴스]

윙드풋 골프장. [USA 투데이=연합뉴스]

US오픈은 우승자 스코어를 이븐파 정도가 되게 코스 난도를 맞추는 가장 어려운 대회로 꼽힌다. 이전 5차례 대회에서 언더파 우승을 한 번 밖에 내주지 않았던 윙드풋에서 열리는 대회라 이번에도 어려울 걸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스는 물렁하다. 한국인 선수 관계자는 “밤에 그린에 물을 뿌리더라”고 했다. 대회를 주최하는 USGA는 코스가 너무 어렵다는 선수들의 불만을 여러 차례 접했다.

토머스는 “주말이 되면 그린이 딱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이븐파 공동 22위다. 임성재의 메이저대회에서 최고 성적은 2018년 PGA 챔피언십 공동 42위다. 최근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컷탈락했다. 안병훈은 1오버파 공동 33위, 김시우는 2오버파 공동 57위, 강성훈은 4오버파 공동 92위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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