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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발전 공기업 '아웃소싱' 태양광서 중국산 패널 비중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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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공기업이 사용하는 태양광 발전에서 중국산 패널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려 중국산 패널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에서도 늘어난 중국 태양광 패널   

문재인 정부들어 우리 공기업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한화

문재인 정부들어 우리 공기업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한화

17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발전 공기업의 태양광 패널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박근혜 정부 때(2013년~2017년 5월 9일)는 평균 10.0%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2017년 5월 10일~2020년 5월)에선 14.2%로 늘어났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 5개사(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2018년 각 발전사 중국산 태양광 패널 비중은 13.1%였지만, 올해는 17.2%로 크게 올랐다.

발전사가 '아웃소싱'한 태양광에서 중국산↑

한수원 등은 내부 규정을 통해 직접 투자하는 태양광 사업에선 가급적 국산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산 비중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와 관련이 있다. 정부는 2012년부터 발전설비용량이 500㎿ 이상인 사업자는 일정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의무 생산하도록 했다. 발전사가 자체 설비로 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외부에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를 사야 한다. 이를 생산·판매하는 민간사업자들은 국산보다 10~20% 싼 중국산 패널을 선호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에너지관리공단이 미리 입찰해 나눠주는 태양광 발전에서 패널을 국산을 썼는지 중국산을 썼는지 사전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 앞으로 더 늘어나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

이런 추세는 앞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세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RPS 비율도 내년부터 1%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에 설치된 전체 태양광 패널 중 중국산 비율은 32.6%로 지난해 21.6% 비해 11%포인트나 급증했다. 윤영석 의원은 “공기업에서라도 국산 태양광 설비를 더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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