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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결국 배터리 분사한다…17일 이사회 열고 확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화학이 결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의제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LG화학은 이사회가 끝나는대로 이를 공시할 계획이다.〈중앙일보 2020년9월3일자 경제1면〉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지사업 분야가 성장 궤도에 올랐다”며 “사업을 분사시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분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분사 뒤 상장(IPO)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한 뒤 공격적인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로 ‘배터리 왕좌’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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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배터리사업?실적?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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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방식으로 기존주주 변동없어

LG화학의 배터리 분사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회사 측은 “고민 중” 등으로 뚜렷한 입장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공식 언급해 분사설에 불을 지폈다.

내부적으론 LG그룹과 LG화학 최고 경영진 간에 다양한 논의가 오갔고 분사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여기에는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의 역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LG화학의 초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지난 3월 LG화학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5년 만에 LG화학 이사회에 복귀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며 분사는 현실화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구조적인 흑자 기조에 들어서고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구광모 ㈜LG 대표 등 그룹 최고 경영진과 회사는 ‘분사’ 결단을 내리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분사 실무 작업을 지휘했다. 분사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연내 물적분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급등하는 LG화학 주가. 그래피=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급등하는 LG화학 주가. 그래피=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LG화학은 기업분할 방식으로 전지사업 부문을 떼어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삼는 물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기존 LG화학은 분사하는 배터리 회사의 지분을 100% 갖기 때문에 지배력을 유지하고 향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소액 주주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이 유망 분야인 배터리 사업을 떼어 IPO에 나서면 기존 투자자들은 신설법인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을 보고 주식을 산 한 개미 투자자들은 따로 신설법인의 IPO에 참여해야하기 때문에 이득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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