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송교수 추방하면 조국 존재 무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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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표 한국사회민주당 대표

한국사회민주당 장기표 대표는 8일 <정진홍의 sbs 전망대>에 출연,"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송두율 교수 문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하며,진보세력도 지나친 관용론으로 인해 보수층에게 빌미를 잡혀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송교수에 대한 추방은 반대한다"면서 "그를 추방할 경우 조국의 존재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장대표의 인터뷰 요지.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 행적에 대해 비판 배경은.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송교수가 북한 노동당 입당했고,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것을 본인 자신도 시인한 바 있다. 그렇게까지 한 사람이 남한에 와서 그렇게 하려면 과거의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면서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 그럼에도 송교수의 '말바꾸기'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에 송교수의 이런 태도는 잘못 되었다. 송교수는 이른바 '내재론적 접근'과 '경계인론' 주장을 하는데 그것은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논리이다. 송교수는 지금까지의 그런 자기주장도 잘못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사회의 이른바 진보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를 옹호하는게 문제이다. 이는 우리 진보세력 전체가 좋지 않은 인식을 하게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장대표가 생각하는 송두율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학술토론회에서 만난 일도 있다.(2001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학술토론회). 차분하고 학자답다는 생각을 했고, 독일서 철학을 공부했기에 학문적 수준이 상당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사회 지식인들이 통일의 당위성으로 민족을 함께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도 좋고, 민족을 함께 껴안아야 하는 취지는 좋지만, 북한주민과 인민들을 굶게하는 그런 이념과 사상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민을 굶게하는 이념이 잘못된 것임을 지식인이 알아야 하는데, 그것에 대해 알고 북한에 직접 가본 사람이 북한의 문제는 북한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이른바 송교수의 '내재론적 접근' 논리는 잘못되었다. 특히 이로 인해 지식인과 청년학생들에게 북한을 잘못보게 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송두율 교수의 이른바 경계인론 등에 대한 견해는.

"송 교수는 한국 사회를 깔봐도 보통 깔보는게 아니다. 송교수는 경계인론을 얘기하면서 '경계인으로서 임무를 제대로 하려면, 호주의 원주민과 백인들 사이에서 의사소통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남한 사회를 제대로 알아야 경계인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 그 말은 결국 반성을 안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반성은 차치하더라도 송교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한 번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갖지 않았음을 드러낸 것이다. 귀국했으면 노동당 후보위원까지 지낸 사람이 여기와서 조사도 받고, 한국 사회가 그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서 순응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오기 전에 온갖 군데 강연 다 잡아놓았다. 송교수는 국가기관에서 2~3일 정도 조사받고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는 한국사회를 깔봐도 보통 깔본게 아니다. 송씨가 조사를 받고 나오고 안나오고는 대한민국의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이다. 그런데 입국 전에 전남대를 포함해서 일곱 곳이나 강연을 잡은 송교수의 그런 태도는 잘못되었다."

-우리사회의 송교수에 대한 딜레마와 해법은.

"강조하는 싶은 것은 송교수를 두둔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고 국정원도 그렇고 한국방송공사도 그렇다. 송교수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포용하자고 말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른바 수구 보수세력이라는 사람들이 그것을 빌미로 해서 결국은 이념갈등이 더욱더 심화된다. 이념갈등의 원초적인 책임은 수구 보수세력에게 있지만, 그러나 진보세력들이 제대로 해야지 계속해서 진보세력들이 잘못해서 색깔론을 제기하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입국을 도와준 사람과 배후 논란에 대해서는.

"입국 도운 사람들은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를 아직 잘 모르는 것이다. 송교수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는데 세상에 그렇게 치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모든 사건은 재판 끝난 다음에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법관만 쳐다봐야 하는가.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해 진보세력은 계속해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송씨의 방한이 민주화운동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도 송두율씨를 굳이 음해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당시 임동원 통일부장관도 '송씨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알고 있고 믿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면 송씨는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한국사회에서는 인식해야 하고, 또한 초청 문제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그런데 본인은 안올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예산 쓰는 단체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굳이 초청해서 보니까 송씨의 과거가 드러났고 이것은 민주화운동을 훼손하는 것이다."

-독일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 가진다는 것에 대한 입장은.

"우리사회가 그를 받아들여 줘야 한다. 그 사람이 정치국 후보위원을 하고 여기 와서 하는 태도가 비록 못마땅한 것은 있지만 조국에 와서 살겠다면 받아들여 줘야 한다. 그리고 추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어떻게 조국이 국민이 잘못했다고 해서 추방을 하는가. 살인을 한 사람도 징역을 살 지언정 추방은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조국에 와서 살겠다는 것은 환영이다. 물론 정치적 이유로 계속 두면 노정권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고 우리 사회 불필요한 이념논쟁이 격화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권이다. 그 사람이 조국에 와서 살겠다고 하는데 조국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조국은 누구를 위한 조국인가."

- 송교수에 대한 관용론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자는 얘기를 하는데, 관용을 베푸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람의 행적에 대해 분명한 조사가 이뤄지고 법률적으로도 엄정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고난 후에 송교수도 대한민국 상황을 제대로 알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의 진보세력이 주장하는 관용은 문제가 있다. 또한 송교수 사건에서 우리가 명확히 해야할 것은 '친북한정권'이냐 '친북한인민'이냐를 구분해야 한다. 인민이 굶어 죽고 있는데 그정권과 그 이념 그리고 그 체제를 옹호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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