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탄저병 발생 테러 가능성 수사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 레이턴에서 탄저병으로 1명이 사망한데 이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료 한명도 탄저병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자 미연방수사국(FBI)이 테러와 연관이 있는지 수사에 나섰다고 존 애시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이 8일 밝혔다.

애시크로프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FBI가 이 두 사람이 근무했던 타블로이드판 슈퍼마켓 신문 '더 선'이 입주해 있는 사무실 건물을 봉쇄했다고 말했다.

두번째 감염자는 탄저병과는 관련이 없는 병으로 입원했다가 우연히 비도(鼻道)에서 탄저병 박테리아가 검출되었다. 탄저병 박테리아가 상기도에 잠복해 있을 때는 폐에 들어갔을 때 보다 덜 위험하다.

이밖에 '더 선' 사무실에 있는 한 컴퓨터 키보드에서도 탄저병 박테리아가 발견되었다.

탄저병은 사람으로 부터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주 보건당국은 이 건물에서 일하는 300여명 전원에게 병원에 가서 탄저병 박테리아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애시크로프트 장관은 현재로서는 매우 희귀한 탄저병 환자의 발생이 테러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애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 증거는 없지만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탄저병으로 사망한 밥 스티븐스(63)는 '더 선'의 사진부장으로 납치한 여객기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육탄공격한 것으로 믿어지는 테러리스트 모하메드 아타가 비행기를 전세냈던 비행장으로 부터 약1.6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미국에서 탄저병은 아두 드문 병으로 마지막 환자가 발생했던 때가 1976년이었고 20세기 중에 발생한 환자는 모두 18명명에 불과하다. (보카 레이턴 <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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