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 불법 유출한 브로커 구속…스타강사·학부모 줄줄이 입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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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연합뉴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가르치는 '스타강사'로 알려진 학원 강사가 브로커와 시차를 이용해 SAT 문제지를 불법으로 유출하고, 이들에게서 문제지를 미리 받아본 학생들이 실제로 미국 명문대에 합격한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SAT 문제를 불법으로 빼돌린 브로커 1명을 구속하고 이를 학부모에게 돈을 받고 판 학원 강사 1명과 학부모 20여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 A씨는 2014년부터 2019년 말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중국 등지에서 SAT 문제를 유출한 뒤 SAT 학원 강사인 B씨에게 넘겼다.

이들은 SAT 시험 당일 중국에서 문제를 유출한 뒤 답안지를 만들고 중국보다 시험을 늦게 보는 유럽에 있는 학생이 미리 볼 수 있게 전송하는 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불법으로 유출한 SAT 시험지를 미리 받아본 뒤 시험을 본 학생들은 실제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미국 대학 입시에 지원해 명문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문제지와 정답지를 만들어 학부모 등에게 건당 2000∼5000만원을 받고 넘긴 혐의를 받는다. 학부모들은 학원 강사에게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이들 중에는 사업가와 의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B씨와 학부모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다른 학원에서도 시험지가 유출됐는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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