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위원 자녀 문제로 심려 끼쳐 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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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세균. [뉴스1]

정세균.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저와 같은 국무위원 자녀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점에 대해 참 민망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추 장관의) 해명이 충분한가”라는 앵커의 질문에 “제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고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약 15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역과 추미애 장관 관련 의혹 등 현안에 대해 답변했다.

정 총리 “국민들의 생각이 중요 #검찰 빠른 수사로 매듭지어야”

정 총리는 추 장관 사건과 관련해 “이 문제는 조속히 정리돼 국민들께서 지금 코로나19나 여러 가지 경제 때문에 힘든데 이런 문제로 걱정을 더 하시지 않게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특별수사본부 설치 주장에 대해서는 “특수본을 설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빨리 매듭짓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 문제는 수사에 착수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왜 아직까지 그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지 저도 답답한 심정이다”면서 “그래서 (추 장관) 본인도 말씀하셨다시피 명명백백하게 잘잘못을 가려줘서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정에 어려움이 있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추미애 거취 기류 바뀌나” 해석 나오자 총리실·여권 “원론적 입장일 뿐”

추 장관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더불어민주당 분위기와는 다소 결이 다른 정 총리의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의 거취를 놓고 여권의 기류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총리는 이날 공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정 총리는 “지금 그 문제를 젊은이들이 걱정한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인터뷰 서두에) 이 문제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걱정을 끼쳐서야 되겠나 그런 말씀도 드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해 종료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방법’에 대해 앵커가 추가 질문을 하자 정 총리는 “그거야 뭐 정치적인 방법도 있을 수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추 장관의 거취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런 것까지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너무 곤란하게 만들지 마시라”고 웃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 총리의 이날 인터뷰가 추 장관의 거취에 대한 메시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총리실과 여권에서는 “원론적인 언급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총리의 말만으로 청와대의 입장이나 교감, 여권의 기류로 해석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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