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공격하는 획기적 항암분자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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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내막 세포를 공격해 암종양 전체를 파괴하는 획기적인 항암분자가 개발돼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미국 예일대학의 앨런 개런 박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icon이라고 명명된 이 항암분자를 인간 전립선암과 흑색종을 유발시킨 쥐들에 투여한 결과 이 항암분자가 암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혈관내막 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암종양 스스로 똑같은 항암분자를 증식시켜 암종양 전체를 완전히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동안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형성을 차단하는 신세대 항암제들이 개발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실제 임상실험 결과는 당초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런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항암분자는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혈관내막에 있는 세포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결국에는 혈관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개런 박사는 그러나 이는 쥐실험에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직접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되기 까지는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시드니 키멜 암센터의 앨버트 데이서오스 박사는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는대로 내년 봄 쯤부터 임상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런 박사는 암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내막세포는 체내 다른 부위에 있는혈관 내막세포와는 달리 그 표면에 TF라고 불리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혈관 속을 순환하는 fVll이라는 분자가 TF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fVll보다 더욱 강력한 항암분자 icon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개런 박사는 Fc라고 불리는 인간항체는 자신이 결합하는 세포를 분해시키고 체내의 면역체계로 하여금 그 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고 밝히고 icon은 바로 fVll분자를 Fc항체의 한 부분에 첨가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개런 박사는 icon을 아무런 해를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에 실어 암종양에 직접주입하자 암세포가 더 많은 icon을 만들어 내면서 종양내 혈관에 방출하기 시작했으며 이 icon들은 혈관을 순환하다가 암종양을 만나면 암종양내 혈관 내막세포 수용체인 TF에 달라붙어 혈관자체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인간 전립선암과 피부암인 흑색종을 유발시킨 쥐들 중 icon이 주입된 그룹은 실험이 완료되기까지 194일 동안 암세포가 사라지면서 생명을 유지한 반면 방치된 쥐들은 63일이 되기전에 모두 죽었다고 개런 박사는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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