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건너 로봇 원격수술 최초 성공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욕에 있는 외과전문의가 대서양 건너 7천km 떨어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환자의 담낭절제 수술을 원격조정 로봇으로 완벽하게 수행하는데 사상최초로 성공했다.

프랑스 소화관암 연구소의 자크 마레스코 박사는 지난 7일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 센터에서 TV화면을 보면서 대서양 건너 광섬유선으로 연결된 로봇팔을 조종,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여자환자(68세)의 담낭을 절제하는데 성공했으며 환자는 아무런 부작용 없이 48시간후 퇴원했다.

마레스코 박사는 이같은 사실을 19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마레스코 박사는 뉴욕에서 TV화면을 통해 환자를 보면서 환자옆에 있는 로봇 팔을 조종해 미니 광섬유 카메라, 수술칼, 겸자가 장치된 복강경이라 불리는 가느다란 관을 환자의 복부에 삽입, 담낭의 의심되는 조직을 부드럽게 잘라냈다고 밝혔다.

이 역사적인 텔레수술은 1927년 사상처음으로 단독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했던 찰스 린드버그의 이름을 따 "린드버그 수술"이라고 명명되었다.

이러한 원격 로봇수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통신전달상의 시간차이다.

즉 한쪽끝에서 외과의가 다른쪽 끝의 로봇 팔을 움직이도록 조종하면 통신전달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로봇팔이 즉각 따라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TV화면에서는 외과의의 동작과 로봇팔의 동작이 시간상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차가 너무 길면 수술의 특정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외과의의 "감(感)"과 타이밍이 혼란을 일으켜 환자가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텔레수술은 프랑스 정보통신그룹인 텔레콤의 2년반에 걸친 연구개발로 이러한 시간차를 거의 없앨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원격수술에서는 신호전달 시간차가 최소한 10분의 2초이하여야 하는데 텔레콤을 광섬유선을 이용해 이를 10분의 1.5초까지 줄였다. 이는 육안으로는 거의 식별하기 어려운 시간차이다.

마레스코 박사는 "고화질 TV라 화면이 선명했고 시간차의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텔레수술 성공으로 앞으로 전쟁터에서 부상한 군인이나 우주여행 중 발병한 우주인도 원격수술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적인 외과전문의를 찾아 환자가 그 전문의가 있는 외국의 병원으로 장거리 여행을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파리 AP.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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