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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시켜 달랬더니…13살 자폐증 소년에 수차례 총쏜 美경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머런 바턴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골다 바턴 페이스북]

지난 4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머런 바턴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골다 바턴 페이스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폐증 환자인 13살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CNN 등 외신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머런의 엄마인 골다 바턴은 911에 전화를 걸어 아이를 진정시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은 바턴이 거의 1년여 만에 직장에 다시 출근한 날인데 캐머런의 분리 불안 증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바턴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관 2명은 캐머런을 향해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하며 제압하려고 했다. 바턴은 “캐머런이 도망쳤고, ‘바닥에 엎드려’라고 3번 외친 후 몇 번의 총성이 울렸다”고 설명했다. 어깨와 발목, 배, 방광 등에 총상을 입은 아이는 중태에 빠졌다.

솔트레이크시티 경찰 측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이가 무기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신고해 출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턴은 “아이는 무장하지 않았다고 집을 찾아온 경찰관들에게 (미리) 얘기했다”며 “아이가 화가 나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경찰은 왜 전기충격을 가하지 않았죠? 왜 고무 총알을 쏘지 않았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솔트레이크시티 경찰 대변인은 “바턴은 원하는 말을 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현재 절차에 따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아이가 무기를 소지했었는지, 혹은 경찰관들이 무기라고 생각하게 한 그 물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조사를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린 멘든홀 솔트레이크시티 시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겠다”면서 “그래도 소년이 살아있고 다른 사람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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