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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전국 대회 2관왕, '아마추어 골프 최고수' 조우영

중앙일보

입력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조우영(19·한국체대1)이 골프 국가대표 선수들 간의 우승 경쟁에서 활짝 웃었다. 제67회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1타 차 역전 우승을 거두고 올해 전국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조우영은 4일 경기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1~3라운드 합계 9언더파로 우승했다. 국가대표 동료이자 대학 동기인 박준홍(19), 오승현(19)이 막판까지 따라붙었지만, 나란히 8언더파로 조우영을 넘지 못했다. 올해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3라운드로 축소됐고, 2라운드엔 강풍 탓에 경기가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조우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 개인 훈련을 하던 남서울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려 자신감도 컸다. 코스를 훤히 꿰뚫은 듯 최종 라운드에서 고비 때 넣은 이글 2개로 리드했다. 파5 9번 홀에서 투온한 뒤, 퍼트로 곧장 홀에 집어넣으면서 첫 이글을 넣었다. 이어 오승현과 동률이었던 파5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고 두 번째 이글을 기록해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서고 우승까지 성공했다.

조우영은 최근 한달새 아마추어 골프에서 부쩍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달 20일 끝난 송암배에서 우승했고, 곧장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매경오픈엔 공동 13위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이어 허정구배에서도 우승해 올해 전국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조우영은 경기 후 "최근에 자신감이 올라서 기대를 하긴 했지만, 우승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회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왼쪽 둘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대한골프협회 회장, 오른쪽 둘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왼쪽 둘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대한골프협회 회장, 오른쪽 둘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친구를 따라 골프를 시작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골퍼로서 꿈을 갖기 시작한 그는 중학교 1학년에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출중한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경쟁이 좀 더 치열해진 고등학교에 들어선 한동안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급기야 고교 2학년 때는 드라이버 입스까지 왔다. 갑작스런 입스에 방황하는 시절을 1년 겪었다.

그래도 중학교 3학년부터 함께 한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과 이문삼 코치의 도움으로 조금씩 어려움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송암배 3위, 매경솔라고배 2위로 다시 오르막길에 오른 그는 올해 처음 국가대표 본진에 발탁되고 한층 더 성숙해졌다. 조우영은 "국가대표 동기나 선배들을 보면 골프를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면서도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배우면서 기술, 멘털적으로 모두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드라이브샷을 270m 날리고 스스로 "샷 정확도가 높다"고 할 만큼 샷에 대한 자신감이 큰 게 강점이다. 올해 들어 골퍼로서 큰 전환점을 얻은 조우영은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골퍼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타이거 우즈 보면 '우즈다' 하는 것 있지 않나. 멋있지 않나. 조금씩 더 성장하면서 훗날엔 범접할 수 없는 골퍼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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