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 공산당 비방세력 절대 용납 안한다”...美 겨냥 첫 직접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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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항일전쟁 75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 공산당의 본질과 목적을 비방하려는 어떤 세력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캡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항일전쟁 75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 공산당의 본질과 목적을 비방하려는 어떤 세력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캡쳐]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 공산당의 본질과 목적을 비방하려는 어떤 시도나 어떤 세력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전쟁 승리 75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공산당을 공격하며 대중국 압박을 강화해온 미국에 대한 중국 최고 지도자의 첫 공식 경고다.

인민일보는 4일자 1면에 시진핑 주석 발언 전문을 실었다. [박성훈 특파원]

인민일보는 4일자 1면에 시진핑 주석 발언 전문을 실었다. [박성훈 특파원]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발언 전문을 4일자 지면 1면에 게재했다.

“중국특색사회주의를 왜곡하거나 사회주의 건설에 있어 중국 인민의 위대한 업적을 부정, 비방하는 사람과 세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거나, 중국의 발전 방향을 바꾸거나, 더 나은 삶을 창조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방해하는 어떤 사람이나 세력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 침략에 대한 전쟁에서 중국 인민의 저항 정신이 승리를 가져왔다”며 “인민의 위대한 애국심이 중국의 대부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영감을 줄 것”이란 말에 이어 나왔다.

항일 전쟁 승전을 기념한 담화였으나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중국 관영 매체는 해석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최고 지도자가 미국 주도의 공격에 간접 대응한 것”이라며 “이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닉슨도서관에서 연설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총서기’라 부르면서 중국이란 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임을 부각했다. [뉴시스]

지난 7월 닉슨도서관에서 연설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총서기’라 부르면서 중국이란 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임을 부각했다. [뉴시스]

앞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7월 23일 캘리포니아주 닉슨 도서관에서 중국을 ‘프랑켄슈타인’에 비유하며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맹비난했다. 특히 “공산당이 14억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며 공산당 체제를 공격했다.

이에 인민일보는 지난달 25일 3개 지면을 할애해 폼페이오 장관이 “근거 없이 당의 영도와 중국 정치제도를 공격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시 주석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9~1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외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대로 시 주석의 강경 대응 발언까지 나온 중국 역시 대응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여 향후 미ㆍ중 갈등은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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