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 내일 경남 해안 상륙, 오늘부터 전국 강한 비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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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고 있는 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태풍 경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고 있는 1일 오후 경기도 수원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태풍 경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은 3일 경남 해안을 관통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데다, 곳곳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려 예상 밖의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태풍 마이삭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재산 피해를 낸 2003년 태풍 매미와 비슷한 경로로 오고 있다.

역대급 피해 ‘매미’와 경로 비슷 #초속 40m 강풍에 국지성 소나기 #한반도 상륙 태풍 점점 강해져 #숫자는 줄고 주로 남해안 거쳐

기상청은 태풍 마이삭이 1일 오후 3시 기준 중심기압 935h㎩, 최대풍속 초속 49m(시속 176㎞)로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220㎞ 해상에서 북북동진 중이라고 밝혔다. 1일 밤 제주를 시작으로 2일 밤까지 제주와 남해상에 영향을 미치고, 3일 새벽 경남 해안가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태풍 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내려오면서 태풍의 북서쪽 면이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현재 중심기압 935h㎩가 태풍의 최고 강도가 될 것으로 보이고, 서서히 약화되며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는 강도 ‘강’ 태풍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상륙 시 최대풍속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하고 태풍의 크기가 커 전국이 강풍 영향에 들 것”이라며 “우측반원에 위치한 경남 지역에선 사람이 서있기 힘들고, 노후 건물이 붕괴되거나 약한 지붕, 신호등이 파손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태풍은 2일 밤 제주도에 최근접하고, 3일 오전 3시쯤 경남 거제와 부산 사이로 상륙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후 빠르게 육상을 지나가 3일 오전 6~9시쯤 동해상으로 빠져나간다.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경북 동해안·경남·전라 동부·제주도 100∼300㎜이다. 특히 강원 동해안·경상 동해안에는 400㎜가 넘는 비가 쏟아질 수 있다.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충북은 100∼200㎜, 충남·전라도는 50∼150㎜의 비가 올 전망이다.

한편 21세기 들면서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는 태풍 숫자는 줄고 있지만, 강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태풍의 이동 경로가 점차 남동쪽으로 치우치면서 남해안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기상청 국립태풍센터는 올해 초 발간한 ‘태풍 분석 및 예측 기술’ 보고서에서 1971~2018년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과 직접 상륙한 태풍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48년간 북서 태평양에서는 연평균 25.9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한반도에는 연평균 3.2개가 영향을 줬다. 계절별로는 여름(6~8월)에 발생한 태풍이 43.2%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가을(9~11월) 41.9%, 봄(3∼5월) 8%, 겨울(12∼2월) 6.9% 순이었다.

남한 지역에 직접 상륙한 태풍 수는 연평균 1개 정도다. 국립태풍센터는 특히 1971년부터 2000년대 초반의 상륙 태풍의 빈도는 평년과 비슷하지만, 2000년∼현재까지의 빈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상륙 직전에 측정한 태풍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의 연평균은 2000년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강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에 상륙하는 태풍의 경로는 점점 남동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인다. 남해안 권역이 강력한 태풍의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커지고, 이 지역의 피해도 커진다는 의미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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