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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 인하 '특수' 끝…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 꺾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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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뉴시스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하던 자동차 내수 판매가 지난달 한풀 꺾였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내건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지난 7월부터 70%에서 30%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현상이 심화하며, 자동차 판촉 활동과 소비 심리가 동시에 위축된 게 이유로 꼽힌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판매 3만8463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4만3362대)보다 11.3% 감소했다고 1일 공시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폭 감소와 코로나 사태 지속, 화성공장 일부 라인 재편 공사로 인한 공급물량 감소로 판매 대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소폭 증가했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5만4590대를 팔아 지난해 8월(5만2897대)보다 3.2% 증가했다. 지난 3월부터 매달 1만대 이상 팔리고 있는 그랜저가 여전히 힘을 썼다. 지난달 1만235대가 팔려 6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 대수를 지켰다. 이 밖에 세단에서 아반떼(5792대)·쏘나타(4595대), RV(레저용 차량)에선 싼타페(6224대)·팰리세이드(4433대) 등이 고루 선전했다.

사실상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 형제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나머지 완성차 업체가 부진한 가운데 올해 신차를 많이 내놓은 현대차가 지금까진 내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기아차 카니발 인도가 시작돼 앞으로 간격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폭 늘어난 현대차와 감소한 기아차를 합치면 판매는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 판매 대수는 9만3053대로 지난해 8월(9만6259대)보다 3.3% 줄었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내수 판매는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지난달 르노삼성은 6104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7771대)보다 21.5% 줄었으며, 한국GM은 5898대를 팔아 지난해(6411대)보다 8% 줄었다. 또 쌍용차의 판매 대수는 6792대로 지난해(8038대)보다 15.5% 줄었다.

완성차 5사 판매 꺾었다 

완성차 5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를 합치면 11만19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었다. 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94만45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8만6172대)보다 판매 실적이 좋았다.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추세가 꺾인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 19에 더해 여름 내내 이어진 장마로 대외 활동이 줄어들었고, 여기에 개소세 인하 폭이 줄어든 게 영향을 끼쳤다"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친 8월이 올해 자동차 판매 추이에서 바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10월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는 오는 11월이 돼야 내수 소비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근 교수는 "소비자는 제조사가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서는 연말까지 기다리기 마련이라 9~10월 자동차 판매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입차를 포함한 올해 내수 판매는 지난해(179만대)보다 조금 나아진 180만대 이상이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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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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