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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경우의 수… ① 남는다 ② 이적료 400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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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 여성팬이 혁명가 체 게바라를 모티브로 그린 메시 벽화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기념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여성팬이 혁명가 체 게바라를 모티브로 그린 메시 벽화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기념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를 떠나 새 출발 하려던 리오넬 메시(33) 앞에 암초가 등장했다.

라리가 측 “메시 바이아웃은 유효” #바르셀로나, 물밑 이적 협상 진행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지난달 31일 “메시와 바르셀로나가 맺은 계약서상 바이아웃(소속팀 동의 없이 선수를 영입할 경우 이적료) 옵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동의 없이 떠나려면, 바이아웃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에 대해 7억 유로(9900억원)의 바이아웃 액수를 책정했다.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 옮긴 네이마르의 역대 최고액 이적료 2억2200만 유로(3100억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다.

메시는 지난달 26일 바르셀로나 구단에 팩스를 보내 계약 종료를 요청했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계약 기간은 2021년 6월까지다. 메시는 ‘올 시즌 일정을 마친 뒤 선수가 계약의 유지 또는 파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계약서상 옵션 조항을 발동했다. 해당 계약서에는 ‘계약 변경을 원할 경우 6월10일 이전에 구단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당초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예정됐던 날(5월30일)로부터 열흘 뒤다.

메시 측은 “‘6월10일’은 ‘시즌 종료 후 열흘 이내’를 상징하는 날짜다.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진 만큼, 실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8월24일)으로부터 열흘 뒤(9월3일)가 새 데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라리가 사무국 판단은 달랐다. “문서에 명시된 날짜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이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액수가 지급돼야 라리가는 (메시의) 선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팀 훈련을 거부하고 결별 수순에 들어간 메시 입장이 난처해졌다. 자존심을 접고 바르셀로나에서 뛰거나, 바이아웃을 지불하는 팀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한 가닥 희망은 협상을 통해 이적료를 낮추는 거다. 메시는 내년 6월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땐 이적료 없이 어느 팀이든 갈 수 있다.

바르셀로나로서도 바이아웃만 바라보다가 세계 최고의 골잡이를 공짜로 내주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이미 마음이 떠난 메시를 붙잡는 대신, 일정 수준의 이적료를 챙기고 지금 보내는 게 이득일 수 있다.

영국 미러는 지난단 31일 “바르셀로나는 공식적으로 메시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물밑 협상 채널은 열어두고 있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이적료 2억8000만 유로(4000억원)를 제시했다. 바르셀로나는 1억4000만 유로(1900억원) 이상을 꼭 현금으로 받겠다는 입장이다. 맨시티가 현금에 선수를 얹어 메시와 맞바꾸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같은 날 “메시 부친이 2일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메시 거취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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