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큰 도움" 미국 탯줄혈액 냉동보관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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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출산한 아기 또는 나중에 태어날 동생이 훗날 걸릴지도 모르는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에서 출산 후 버리는 탯줄로 부터 줄기세포가 많이 들어있는 혈액을 채취, 냉동보관시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출산후 잘리는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에는 줄기세포가 많이 들어있으며 언젠가는 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병든 신체조직을 수리하거나 재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이미 탯줄혈액이 질병 치료에 유용하게 쓰인 사례들도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이 백혈병 환자들이지만 매년 약 500명이 건강한 골수를재생시키기 위해 탯줄혈액에서 채취된 줄기세포를 이식받고 있다.

영리목적의 탯줄혈액 냉동보관 회사들은 탯줄혈액을 채취할 수 있는 혈액채취세트가 기록적인 매상을 올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들은 채취된 탯줄혈액을 섭씨 영하 204도에서 냉동시키는데 약1천300백 달러, 이를 보관해 주는데 매년 45-95달러를 받고 있다.

아이가 이렇게 보관된 자신의 탯줄혈액을 나중에 사용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 있는 유료 탯줄혈액 냉동보관 회사인 크리요-셀 인터내셔널사(社)는 아이들의 탯줄혈액을 냉동보관시킨 2만여명의 부모중 지금까지 이를 다시 찾아간 경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탯줄혈액 냉동보관 회사인 컴페티터 코드 블러드 레지스트리는 냉동보관된 3만명분중 14명분을 이식을 위해 다시 보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스투디오 시티에 사는 멜리사 시걸 여성은 2년전 아들 대니얼의탯줄혈액을 1천295달러를 내고 탯줄혈액 냉동보관 회사에 보관시킨 뒤 매년 95달러씩 보관료를 내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가장 값지게 쓰는 돈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임신 8개월인 그녀는 대니얼의 탯줄혈액이 앞으로 태어날 대니얼의 동생이 혹시 걸릴지도 모르는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일 줄 누가 아느냐면서 "줄기세포는 신기한 능력이 있잖아요."라고 덧붙였다.

공공탯줄혈액은행에서 기증된 탯줄혈액 5천 단위로 지금까지 약 90건의 탯줄혈액 이식수술을 시술한 듀크대학 의과대학의 조앤 커츠버그 박사는 탯줄혈액이 폭넓은 질병들에 성공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밝히고 형편이 되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의 탯줄혈액을 냉동보관해 두어서 "나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브루노 <미국 캘리포니아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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