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경수 특검뒤 한직 떠돌았다"···장성훈 부장검사 결국 사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성훈 부장검사. [연합뉴스]

장성훈 부장검사. [연합뉴스]

'드루킹 특검'에 참여해 김경수 경남지사와 고(故) 노회찬 의원을 수사했던 장성훈(31기) 안산지청 부장검사가 특검 파견 뒤 한직을 떠돌다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성훈 안산지청 부장검사, 31일 사의

장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어디에 도장을 찍어야 될지도 몰랐던 철부지 검사가 부장이 되어 후배 검사들을 지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사직 인사를 남겼다. 장 부장검사는 지난 27일 검찰 인사에서 고양지청 인권감독관으로 발령이 났었다. 장 부장검사의 동료들은 "드루킹 특검의 여파인지 특검 뒤부터 연일 인사에서 미끄러졌었다"고 말했다.

드루킹 특검 파견 뒤 한직 떠돌아 

장 부장검사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부장 당시 '화웨이코리아' 영업비밀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등 검사 재직 시절 특수와 지적재산권 사건을 맡아왔다. 이런 경력으로 2018년 드루킹 특검 당시 파견 검사로 선발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여권 핵심 인사였던 김경수 경남지사를 수사한다는 부담감에 "드루킹 특검에 갈 바에는 사표를 내겠다"는 검사가 다수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 부장검사는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드루킹 특검 전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요청한 검사들이 안 온다고 해 특검 구성부터 어려웠었다"며 "장 부장검사는 수사 당시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부장검사는 드루킹 수사에서 자금 추적을 담당했다. 고 노회찬 의원과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드러내는데 역할을 했다.

당시 특검 수사팀 관계자는 "노 의원이 돌아가셨을 땐 장 부장님과 수사팀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안타까운 기억"이라 말했다. 또다른 수사팀 관계자는 "주말에도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함께 계좌 추적 내역을 보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화웨이, 우병우 수사 경력  

장 부장검사는 국정농단 수사가 진행되던 초기 서울중앙지검 근무하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조사했었다. 우 전 수석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장 부장검사는 드루킹 특검 파견이 끝난 뒤 서울북부지검 공판부장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장, 고양지청 인권감독관 발령을 받았다. 모두 요직이라 보긴 어려운 자리다.

장 부장검사의 동료 검사들은 "어느 지방을 가든 수사를 하는 자리였으면 검찰에 남았을 사람"이라며 "인권감독관 발령으로 수사에서도 빠져 사의를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