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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로빈슨 연기하고 재키 로빈슨 데이에 세상 떠난 채드윅 보스만

중앙일보

입력

생전 영화 '42'에 출연했던 채드윅 보스만. [AP=연합뉴스]

생전 영화 '42'에 출연했던 채드윅 보스만.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유색 인종 선수의 새 역사를 쓴 재키 로빈슨을 기념하는 날에 재키 로빈슨을 연기했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세상을 떠났다.

마블사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 팬서를 연기했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자택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43세. 보스만의 공식 인스타그램은 이날 "채드윅이 2016년 대장암 3기를 진단받고 투병해왔다. 아내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보스만은 생전엔 자신의 투병 사실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

보스만의 대표작 블랙 팬서는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 히어로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아이언맨, 헐크,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시리즈 대다수의 히어로는 백인이었다. 그는 흑인 메이저리거인 재키 로빈슨을 소재로 2013년 개봉한 영화 '42'에서 로빈슨 역할을 맡기도 했다.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활약했던 존 조르겐센, 에드 스탱키, 피 위 리즈, 재키 로빈슨(오른쪽)의 모습. [AP=연합뉴스]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활약했던 존 조르겐센, 에드 스탱키, 피 위 리즈, 재키 로빈슨(오른쪽)의 모습. [AP=연합뉴스]

재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선수의 벽을 깨트린 선수다. 최초의 흑인 선수는 아니지만 최초로 성공을 거둔 흑인 선수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선 인종차별이 공공연했다.

그 전까지 흑인들만의 리그인 니그로 리그에서 뛰던 로빈슨은 브랜치 리키 단장의 제안을 받고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 입단해, 1947년부터 1956년까지 활약했다. 로빈슨은 1947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1949년 MVP를 차지했다. 1962년엔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로빈슨의 성공 이후 유색인종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활발하게 뛸 수 있었다.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인 42번은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영구 결번이다. 로빈슨의 입단 50주년을 기념해 1997년부터 모든 선수들이 쓸 수 없게 됐다. 그 전까지 42번을 썼던 선수들에 한해 예외를 인정했고, 뉴욕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2013년 은퇴하면서 42번을 쓰는 선수는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2020년 8월 29일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42번 유니폼을 입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LA 에인절스 선수들. [AP=연합뉴스]

2020년 8월 29일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42번 유니폼을 입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LA 에인절스 선수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선 매년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기념해 42번을 달고 뛴다. 4월 15일은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데뷔전 날짜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무넹 개막이 늦어졌고, 8월 28일로 미뤄졌다. 1963년 워싱턴 D.C에서 인종 차별을 반대하는 행진 시위가 열린 날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특별한 '재키 로빈슨 데이'에서 로빈슨을 연기한 보스만이 별세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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