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약, 모세포 백혈병 치료 효과 탁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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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 처리 방법으로 제조돼 현재 임상실험 중인 한 신약이 희귀한 모(毛)세포 백혈병의 원인 세포를 신속하게 추적해 죽이는 데 커다란 가능성을 보여 오랫동안 암 치료제 개발을 기다려온 의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BL22'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이 약으로 치료를 받은 16명의 백혈병 환자 가운데 11명은 당장 탐지될 수 있는 백혈병의 흔적이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면역독소(immunotoxin)인 `BL22'는 실험용 쥐의 면역체계에서 추출한 항체로 정상적인 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 세포에게만 달라붙고 이 항체에 용해돼 있는 세균성 독소가 암 세포 내로 들어가 암 세포들을 죽이도록 만들어졌다.

장기간 쥐의 항체를 연구해 이 약을 시험하고 개발한 국립암연구소의 의학 연구원들은 `BL22'와, 현재 연구 중인 비슷한 약이 다른 형태의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연구소 연구원들은 보통의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할 수 없는 모세포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약을 시험했다. 현미경으로 보면 그 세포가 털 모양이어서 모세포 백혈병으로 불리는 이 혈액 골수암은 전체 백혈병 병례의 2%를 차지한다.

표준 기술에 의한 판단 결과 그 가운데 11명은 1차 임상치료에서 완치됐고, 이들 11명을 대상으로 한 2년 동안의 추적 기간에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이 연구 프로젝트의 선임 연구원인 아이라 패스턴 박사는 '일부 환자 만이 이 약을 사용한 치료에 반응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대상 환자 대분이 완전히 회복되리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쥐의 항체는 아주 최근까지 인간 항체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던 관계로 사람에게 사용하는 약제의 개발을 위해 연구돼왔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의 면역체계는 아주 적은 양이 사용됐기 때문에 이질적인 쥐의 항체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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