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교정 렌즈 착용자 200명 시력 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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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근시교정 콘택트렌즈 착용자 약 200명의 시력이 손상됐으나 당국이 이에 대한 법규 부재로 안경사들의 렌즈 처방 행위를 단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3일 안과 전문의들의 말을 인용, 주로 어린이들인 약 200명의 환자가 콘텍즈렌즈 착용으로 시력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당국의 대응책 미비로 의사들이 직접 주민들에게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홍콩 안경점들은 3년 전부터 근시 환자들에게 각막을 편평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수술없이도 근시를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되는 미국제 오서(Ortho) -K 렌즈를 처방해주고 있다.

안과전문의협회의 캄 팅-퀑 회장은 협회가 홍콩 소재 안과병원 43개소를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서(Ortho) -K 렌즈 착용 후 병원을 찾은 환자 467명 중 200명이 문제의 렌즈로 인해 시력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260명은 시력이 손상되지 않았으나 경미한 자극 등을 호소했다.

홍콩 중문(中文) 대학도 최근 조사 결과 지난 2년간 이 렌즈를 착용한 학생중 최소한 16명이 영구적으로 시력이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캄 회장은 "지난 3년간 이 렌즈 처방을 받은 환자가 3천명으로 추정되며 시력손상률이 아주 높아 경종을 울려주는데도 오서(Ortho) -K 렌즈 착용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법규부재 등으로 이를 단속할 계획이 없어 의료진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경고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렌즈 착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된 조사 결과 안구 찰과상을 입은 사례가 157건이었으며 100건은 감염 및 염증 호소, 또 14건은 영구적으로 각막이 손상된 것으로 밝혀졌다.(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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