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 성장률 -1%대 배제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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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주열. [뉴시스]

이주열. [뉴시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경제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는 27일 발표할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27일 발표할 성장 전망치 하향 시사 #“저금리, 집값 올라도 순기능 더 커”

이 총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국내 경제가 수출·소비 부진이 완화되면서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향후 경제 흐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단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비 부문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성장률을 -1% 수준으로 낮추느냐”고 묻자 이 총재는 “지난번(5월)에 -0.2%였는데, 상당 폭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올해 성장률이 -1%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이 총재는 “조금 더 숫자를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금리인하 등 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언급했다. 이에 이 총재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서 순기능이 분명히 나타났다”며 “자산 가격이 상승한 부작용이 있지만, 완화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만 보고 금리를 정하진 않겠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의지가 있느냐”는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총재는 “집값 상승 우려가 있고, 장기적으로 거시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지금의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될 때 금리 정상화를 고려한다는 이전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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