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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감염 원인 '포도상구균' 변신에 능해

중앙일보

입력

인간에게 심각한 또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박테리아인 황색 포도상구균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서로 다른 종류들끼리 쉽게 유전자를 교환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로키산맥 실험실의 박테리아 연구실장인 제임스 뮤서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황색 포도상구균중 가장 위험한 36개 종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아주 짧은 시간에 다른 종류들과 유전자를 쉽게 바꾸면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뮤서 박사는 이러한 서로간의 유전자 교환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 변종이 수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번에 한 종류의 항생제 내성 변종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다시 확산되는 식이 아니며 여러 곳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 유전자 조합이 이루어지면서 항생제 내성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뮤서 박사는 강조했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독성쇼크 증후군, 패혈증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며 특히 병원감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도상구균은 인간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박테리아로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이 박테리아를 가지고 있으며 문손잡이, 악수 등을 통해 쉽게 전염된다.

포도상구균은 피부의 균열을 통해 체내에 침투,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 유아, 노인, 부상한 사람, 병자 등에 전신성 감염을 일으킨다.

2차대전 때는 상처가 포도상구균에 감염되어 사망한 병사가 전체 전사자의 절반이나 되었다. 그후 항생제의 개발로 포도상구균은 사라지는 듯 했으나 1980년대에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변종이 등장하면서 한 때 효과가 좋았던 항생제들이 지금은 듣지않고 있다.

미국 미생물학회 회장인 애비게일 샐리어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포도상구균의 전체적인 유전구조가 서로 다른 종류로 옮겨다니며 불과 몇시간사이에 새로운 항생제 내성 변종이 만들어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항생제들이 더이상 듣지않게 되는 날 포도상구균은 무서운 병원균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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