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 후 약값 올랐다…'오리지널 약' 판매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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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후 외자계열의 제약회사들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의약분업 시행 평가' 자료를 통해 "외자제약사들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월 8.1%에서 같은 해 12월 19.3%로 2.38배 늘었다" 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외자제약사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약 (대조약.특허기간이 만료하지 않은 고가의 약) 의 시장점유율이 같은 기간 동안 11.4%에서 14.9%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7백98개 동네의원 중 37%인 2백82곳의 의원들이 의약분업 후 오리지널 약으로 약을 바꿨다고 응답했다.

특히 피부염.암.천식 등의 환자에게 사용하는 호르몬제 (스테로이드) 의 경우 분업 후 약품의 평균가격이 4백40%나 증가했다. 혈액 및 체액용약.항암제.알부민 아이비글로불린 등의 약값이 많이 증가했다.

보사연은 급성편도염.급성 인두염 등 상기도 감염환자가 의약분업 전 약국에서 전문의약품을 임의조제하던 관행이 거의 사라지면서 이 환자가 사용하는 항생제가 40.5%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개발된 지 오래된 페니실린계열의 항생제는 줄고 강력한 효능을 지난 세파계열의 항생제는 오히려 29.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65개 제약회사 중 16.9%는 분업 후 리베이트 등 음성적 거래관행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답했다. 감소한 데는 24.6%, 거의 사라졌다고 대답한 데는 16.9%였다.

제약사들은 분업 후 음성적.양성적 마케팅에 관계없이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데가 49.2%였다. 이들은 주로 동네의원을 상대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고 했다.

전체 매출은 늘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49.2%를 차지했다.

동네의원 중 3백11곳은 건강보험 진료수입이 증가했다고 응답해 감소했다고 응답한 2백1곳보다 많았다.

반면 인건비지출이나 의료장비운영비.병의원 시설유지비가 늘었다고 대답한 데가 준 곳보다 훨씬 많았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의 92곳의 약국 중 33.3%가 분업 후 임의조제환자가 늘었으며 37.8%는 타지역 환자가 증가했다고 답해 '원정 조제' 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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