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에이스 꿈꾸는 황경민

중앙일보

입력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황경민. 김상선 기자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황경민. 김상선 기자

"우리 팀 에이스가 되줄 겁니다."
22일 제천에서 개막하는 KOVO컵을 앞둔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프로 3년차 레프트 황경민(24)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오프시즌 동안 트레이드로 데려온 황경민이 삼성화재 부활의 중심을 맡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14일 용인 삼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난 황경민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트레이드 당시 놀라긴 했다. 감독님께서 저를 원하셨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사실 이적 후 연봉도 많이 올랐다. 내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9~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끝난 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3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화재 류윤식(31·레프트)과 송희채(28·레프트), 이호건(24·세터)이 우리카드로 가고, 대신 우리카드의 황경민과 노재욱(28·세터), 김광국(33·세터), 김시훈(33·센터)이 삼성화재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 중 송희채와 노재욱은 군입대했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되는 만능 윙스파이커 황경민의 가세로 삼성화재는 고민을 덜었다. 황경민은 지난 시즌 득점 14위(320점, 국내 선수 9위), 서브 15위(세트당 0.324개), 리시브 3위(46.32%)에 올랐다. 특히 18~19시즌 36.56%였던 리시브 성공률은 거의 10% 가까이 상승했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도 두 배 가까이(세트당 0.875개→1.533개) 늘었다. 고희진 감독은 "리시브가 단기간에 좋아진 걸 보고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황경민은 "비시즌 동안 열심히 했다. 사실 대학교 때와 달리 외국인 선수도 있어 힘들었는데 한 시즌 한 시즌 하다보니 눈에 익고, 좋아진 것 같다"며 "사실 지난 시즌 들어가기 전까진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배구를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우리카드 시절 황경민(왼쪽)과 한성정. [사진 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 시절 황경민(왼쪽)과 한성정. [사진 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 시절 황경민은 한성정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포지션도 같고, 나이도 같은 두 사람은 대학 때까진 대표팀에서만 만났으나 1년 차이를 두고 우리카드에 입단하면서 더 친해졌다. 황경민은 "사실 프로에선 같은 팀이 안 될 줄 알았는데 한성정이 1년 먼저 와서 좋았다. 서로 열심히 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래서 떠날 때 둘 다 아쉬웠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중단된 정규시즌 1위에 올랐으나 시즌이 종료되면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지 못했다. 첫 챔프전 경험을 놓친 황경민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황경민은 "사실 정규시즌 4경기가 남았다. 우승 못 할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갔으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는데…"라며 "특히 신인 때(18~19시즌) 플레이오프를 해봤는데 2경기지만 정규시즌 36경기보다 더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챔프전을 못 한 게 아쉽다. 삼성화재에서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철우가 떠난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로 라이트 바르택을 데려왔다. 그리고 레프트 중에선 황경민이 공격옵션 1번을 맡는다. 황경민은 "지난 시즌보다는 공격 비중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고희진 감독님이 2단 공격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공격은 자신있다"고 했다. 황경민은 "세터 호흡은 좋다. (김)광국이 형은 같이 왔기 때문에 문제 없다. (김)형진이 형도 연령별 대표팀에서 자주 맞춰봐 어렵지 않다"고 했다.

V리그 최다우승팀(8회)인 삼성화재지만 2013~14시즌 우승 이후엔 하락세다. 삼성화재와 고희진 감독은 시간을 두고 팀을 강화시킬 생각이다. 황경민은 "당정 성적을 내는게 쉽진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2~3년 뒤 우리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감독님께서 '올 시즌은 재밌는 배구를 다 같이 하자'고 하셨다. 더 잘 하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용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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