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와 각 세운 이인영, 싱하이밍 만나선 “건설적 협력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19일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19일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 협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싱 대사는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답했다. 전날 이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미워킹그룹을 놓고 온도 차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싱 대사, 한국어로 “남북 화해 지원” #노태우 자택 찾아 “수교 우물 판 분”

이 장관은 이날 싱 대사에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3원칙으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과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강조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속 협력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싱 대사는 “중국은 한국과 한반도의 산과 물이 닿아 있고, 서로 우호의 정도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유감스러운 것은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가 조금 경색됐다는 것”이라며 “해당하는 나라들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해당하는 나라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어 북미 관계를 언급했다. 그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쌍두마차, 두 개의 바퀴처럼 끌고 가면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며 “중국은 옆에서 도와 드리겠다. 우리는 밀고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통역 없이 한국어로 진행됐다.

같은 날 싱하이밍 대사(사진 왼쪽)가 서울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아들 노재헌씨가 노 전 대통령 서명이 있는 다기를 선물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같은 날 싱하이밍 대사(사진 왼쪽)가 서울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아들 노재헌씨가 노 전 대통령 서명이 있는 다기를 선물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한편 싱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연희동의 노태우(88)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역시 한국어로 “(중국에는) 우물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분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양국 수교의 결단을 한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지금 정부와 협의를 잘 진행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노태우 정부 때인 1992년 8월 24일 정식으로 수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고령과 지병으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지만, 싱 대사 측이 예방을 원해 성사됐다고 한다.

이날 비공개 예방에는 노 전 대통령의 자녀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 관장의 둘째 딸 최민정씨가 배석했다. 노 원장은 싱 대사에게 “양국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두 나라가 공존공생해왔다”며 “지금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초심을 잘 간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