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 만든 샤베트, 고급 빙과 못지 않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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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짜리 상언이는 요즘 놀이방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주방으로 달려간다. 그리고는 자기 몸 만한 식탁 의자를 냉장고 앞에 끌어다 놓고 올라가 냉동실 문을 연다.

"너는 손도 안 닦고…. " 매번 되풀이되는 엄마의 잔소리다.

그래도 상언이는 언제나 냉동실 안에 엄마가 만들어 놓은 바나나 얼음과자를 먹는 일이 먼저다. 쪽쪽 빨다보면 녹은 얼음과자 국물이 꼬질꼬질한 손에 닿지만 상언이는 시원한 맛에 아무 생각이 없다. 이를 보던 엄마가 물수건을 가지고 상언이에게로 달려간다.

상언이 엄마 남수정(33.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구멍가게의 얼음과자 대신 신선한 과일로 얼음과자와 샤베트를 만들어 상언이 간식으로 준비해둔다.

상언이 친구들도 과일 얼음과자와 샤베트의 맛에 현혹돼 엄마 손을 잡고 종종 놀러온다고. 남씨가 요즘 많이 애용하는 과일은 바나나.

● 바나나 얼려서 초콜릿 뿌리면 빙과

우유등과 함께 갈아서 용기에 얼리면 샤베트

단 맛이 풍부하면서도 값이 싼데다 만들기도 쉽기 때문이란다. 바나나 얼음과자의 경우엔 껍질을 벗긴 바나나에 코코아 가루나 장식용 과립 초콜릿가루를 뿌린 뒤 냉동실에 밤새 얼려두면 그만. 부드러운 바나나에서 초콜릿 맛과 사각거리는 얼음과자의 촉감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바나나 샤베트는 바나나.요구르트와 함께 각종 과일을 믹서기에 갈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모양의 그릇에 담아 얼리면 된다. 아이가 시큼한 요구르트를 싫어하면 우유를 써도 무방하다.

남씨는 "아이들 간식용으로도 좋지만 엄마들에겐 다이어트식으로 제격" 이라고 뽐낸다.

상언이 친구들이 갑자기 들이닥쳤을 땐 식빵으로 김밥을 말아 내기도 한다. 가장 자리를 잘라낸 식빵 두 장을 김발에 놓고 햄.치즈.소시지.오이피클을 가늘게 썰어 얹은 뒤 마요네즈나 토마토케첩을 살짝 발라 말면 끝. 이 때 너무 꼭꼭 말면 빵이 딱딱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아이 엄마들을 위해선 겨울에 뜨겁게 마시던 유자차를 냉화채로 만들어낸다.

배 하나를 가늘게 채를 쳐 유리그릇에 담고 유자차를 찬 물에 녹이면 하얀 배 살과 노란 유자가 조화를 이뤄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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