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의학프리즘]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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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꼭 눈 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자신의 HDL 수치다. HDL이란 고밀도 지단백(脂蛋白)의 약자로 '좋은 콜레스테롤' 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동맥경화를 유발해 뇌졸중과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간으로 끌고가 분해시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대개 35㎎/㎗ 이상을 정상으로 보지만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50㎎/㎗보다는 60㎎/㎗이 좋고 60㎎/㎗보다는 70㎎/㎗이 좋다는 뜻이다.

HDL 수치가 높아 전체 콜레스테롤 중 HDL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어가면 심장병 발생률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면 10% 이하로 떨어지면 세배 가량 증가한다.

뇌졸중도 마찬가지다. 미 의학협회지는 최근 HDL 수치가 5㎎/㎗ 올라가면 뇌졸중 발생률이 19% 줄어들며 고령자의 경우 50%나 줄어든다는 컬럼비아 의대의 연구결과를 실었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궁극에는 뇌졸중과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HDL 수치야말로 자신의 건강상태와 무병장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HDL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음식으로 조절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 지단백)은 줄일 수 있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안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운동이 건강에 좋은 이유도 심폐기능이나 근육강화 등 체력의 강화라기보다 HDL 수치의 상승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HDL은 혈액검사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신체검사에서 필수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다. 건강을 위해 목표가 필요하다면 HDL로 삼길 바란다.

하루 30분씩 수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한 뒤 자신의 HDL 수치가 얼마나 올라갔는지 확인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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