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유전자 치료, 가능성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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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혈우병 치료를 위해 실험적으로 실시한 새로운 유전자치료법을 분석한 결과 건강한 유전자를 안전하게 환자 신체에 이식,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스턴 소재 `베스 이스라엘 디콘스' 의료센터 연구진들이 6일 발표했다.

이는 혈우병 환자들이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혈액응고 단백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에 착안한 것으로 이번 유전자 치료법의 목표는 환자신체에 정상 유전자를 이식해 응고 단백질을 생산토록 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유전자의 신체이식을 위해 바이러스가 활용됐으나 일부 위험성이 수반돼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환자에서 추출한 세포에 유전자를 주입시키는 방법을 활용, 이런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베스 의료센터 연구진은 최근 이런 유전자 이식기법을 실험, 거둔 연구성과를 `뉴 잉글런드 저널 오브 메디신'誌에 기고했다.

이와 관련, 현재 혈우병 환자로 미국립혈우병 재단 이사장을 맏고 있는 마크 스키너 는 이번 연구결과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유전자 치료분야가 발전하면서 폭넓게 개선된 치료법이 선보이게 돼 궁극적으로 혈우병이 치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최근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가장 흔히 발생하는 A형 혈우병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이런 기법을 실험적으로 적용, 환자 팔부위의 피부를 일부 제거한 뒤 간단한 전기기구를 이용해 혈액응고인자 유전자를 세포에 주입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약 1만5천명의 A형 혈우병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유전자 처리된 세포들은 엄격한 검사과정을 거쳐 나중에 환자복부의 지방조직에 주입됐다.

이들 환자 6명 가운데 4명은 이후 혈액응고 단백질이 완만하게 증가했으며 출혈량도 줄어들어 출혈을 막기 위해 별도의 보조 단백질을 사용하는 사례가 줄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나머지 환자 2명은 10개월 동안 관절부위에서 치료 이전에 빈발하던 자연적인 출혈현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로드 박사는 유전자 치료수준을 1단계만 올릴 경우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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