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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與 기풍 쇄신 불가능···친문 아래 완장 부대 설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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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뉴스1]

"문제는 당의 기풍 쇄신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약 4년 만에 미래통합당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쇄신을 하려면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주체가 없다"며 "당의 헤게모니는 친문 세력이 쥐고 있다. 그 아래로는 완장 부대들이 설친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은 관료주의 하의 공무원처럼 아무 소신 없이 그냥 의원 배지 보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니 눈치 보며 거수기 역할만 충실히 할 뿐"이라며 쇄신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게다가 쓴소리 하는 사람에게는 이미 '조직의 쓴맛'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목소리를 내겠나"라고 덧붙였다. 공수처에 대해 당론과 다른 의견을 낸 금태섭 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고 징계를 당한 바 있다.

진중권 페이스북[인터넷 캡처]

진중권 페이스북[인터넷 캡처]

이어 진 전 교수는 혁신을 이끌 사람은 차기 대선 주자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일단 '차기'기 되려면 당에서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당이 이미 친문에게 완전히 장악된 상태다. 노무현의 경우 노사모와 같은 당 밖의 열성적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상황을 돌파해냈지만, 이제는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당 밖의 열성 지지자들이 모두 친문이다. 이러니 '차기'들도 감히 친문의 독주에 제동을 걸 처지가 못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법 쓴소리 비슷한 거 하던 사람들도 최고위원 선거 나가더니 곧바로 아부 모드로 전환하죠"라고 반문했다.

이낙연 의원에 대해서는 "어차피 위험을 무릅쓰고 상황을 돌파하는 카리스마형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국민이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지만 그 발언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갈 수 없음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어느 정도 국민의 화가 풀리고,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초기 혼란이 수습되면, 지지율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에 망조가 든 상태라,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보일 거다. 당이 변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계속 터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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