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해마(海馬) 크면 기억력 오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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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학습과 연관된 뇌 부위인 해마(海馬)가 크면 장기기억 능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노르웨이 과학대학의 로버트 비글러 박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6월5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먹이를 저장할줄 알고 해마가 큰 진박새(coal tit)와 먹이를 저장할줄 모르고 해마가 작은 박새(great tit)의 기억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비글러 박사는 기억하는 사실의 가지 수(기억능력)나 두 장소를 구분하는 능력(공간기억)은 진박새든 박새든 차이가 없었지만 기억을 오래 간직하는 능력(장기기억)은 해마가 큰 진박새가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글러 박사는 진박새는 먹이를 물어다 저장하는 새이기 때문에 해마가 커지면서 공간정보를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글러 박사는 뇌 인식능력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그 방법은 비교연구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박새 연구는 공간기억의 진화를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비글러 박사는 전에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 결과 공간학습과 공간기억의 향상이 해마의 확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일이 있다고 밝혔다.(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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