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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에 들어간 중국산 OLED, '가성비' 내세워 삼성도 넘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플렉시블 OLED 시제품. [사진 BOE 홈페이지]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플렉시블 OLED 시제품. [사진 BOE 홈페이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주름잡고 있는 세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약진하고 있다. 과거 '수직계열화' 전략을 썼던 삼성·LG도 수지타산만 맞는다면 자사 스마트폰에 중국산 패널도 사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BOE, 스마트폰용 OLED 점유율 24%까지 상승 

12일 한국 기반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가 올 2분기(4~6월)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징둥팡(京東方·BOE)이 점유율 24%로 2위를 차지했다. BOE는 지난 1분기(390만장) 대비 3배 가까운 1130만장의 플렉시블 OLED를 출하했다. LG디스플레이(8.9%)는 3위, 이 분야 세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도 63.2%로 감소했다. 플렉시블 OLED는 측면처리나 형태 유연성에서 이전 방식(리지드 OLED) 대비 더 낫다. 현재 BOE는 청두와 면양 두 곳에서 각각 월 4만8000장씩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BOE의 OLED 패널 점유율이 늘어난 데에는 LG의 몫도 있다. LG전자가 올해 내놓은 신작 V60씽큐와 벨벳에는 BOE가 제작한 물방울형 노치 OLED가 들어가 있다. 내년에 공개될 LG의 ‘롤러블(둘둘 말 수 있는) 폰’에도 BOE 패널이 쓰인다. 두 회사는 현재 시제품 형태의 롤러블 폰을 개발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스마트폰에 BOE 패널이 들어가면서 LG디스플레이의 주력 고객은 애플과 화웨이만 남은 상태다.

오는 9월 공개될 '아이폰12'(가칭)에도 BOE는 OLED 패널을 납품하려 했다. 비록 최종 납품까진 못했지만, 애플로부터 'OLED 공급사' 지위는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아이폰 리퍼용 제품에는 BOE의 OLED 패널이 쓰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BOE의 6.7인치 OLED 패널을 갤럭시S21(가칭) 용도로 테스트한 바 있다. BOE는 조만간 출시될 갤럭시S20의 파생상품 'S20 FE'에도 패널 공급을 시도 중이고,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차이나스타(CSOT)도 삼성의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M'에 납품을 타진하고 있다. BOE가 삼성전자에 제시하는 OLED 패널 공급가격은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 경쟁력에, 미국에선 성능 호평도

한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중국산 OLED에 문호를 여는 이유는 샤오미나 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영향이 크다. 샤오미가 지난달 국내에 출시한 '미10 라이트 5G'는 50만원도 안 되는 가격(45만1000원)에 6.6인치 OLED 패널을 탑재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중국 패널 업체들은 만만치 않다. 특허청에 따르면 중국은 3년 전인 2017년 OLED 분야 세계 특허 출원량에서 한국을 넘어섰다. 올 6월 미국 테크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BOE의 패널을 탑재한 LG 벨벳을 리뷰하면서 "훌륭한 스크린을 갖췄다"고 평가했다.(하이퍼링크 첨부)

지난 5월 출시됐던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뉴스1]

지난 5월 출시됐던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뉴스1]

BOE는 내년에는 충칭과 푸저우에도 OLED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정상 가동에 들어갈 경우, 월 생산 능력이 19만2000장으로 삼성(월 16만5000장) 대비 많아진다. 삼성 연구원 출신의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패널 업체들은 두터운 내수 시장 덕분에 어떻게든 판매할 곳을 찾아내 마진을 확보하는 일이 가능하다”며 “낮은 수율에도 OLED 사업이 지속 가능한 이유도 중국 특유의 시장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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