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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트] 이더리움 2.0 시대, 스테이킹이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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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소냐’s B노트] 최근 카카오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KLAY)의 스테이킹 서비스 ‘클레이스테이션(Klay Station)’이 출시됐습니다. 최소 일주일간 클레이를 예치하면 연 18%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 상품입니다. 이 상품을 내놓은 건 이달 초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기업 검증인)에 합류한 블록체인 업체 오지스입니다. 오지스가 클레이 스테이킹을 최초로 시도하면서 클레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됐습니다. 때마침 코인원도 지난 5일 데일리 스테이킹 서비스를 론칭한 데 이어 11일 한 계정당 6000개로 제한했던 클레이 매수 한도를 풀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코인원 기준 7월만 해도 200원 초반대에 머물던 클레이 가격은 2배 이상 올라 8월 12일 현재 500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더리움 2.0으로 재조명된 스테이킹 

이미 적잖은 블록체인이 지분증명(PoS) 합의알고리즘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PoS 기반 스테이킹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업증명(PoW)에서 PoS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2.0의 출시가 촉매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컴파운드가 디파이 붐을 일으킨 것처럼 이더리움 2.0은 스테이킹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재점화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 외에 어떤 블록체인이 주목을 받을까요. 여러 후보군 가운데 테조스(Tezos, 시총 13위)와 코스모스(ATOM, 20위)를 주목할 만합니다. 테조스는 유동지분증명(Liquid Proof of Stake) 기반으로 하드포크를 하지 않더라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무작위로 선정된 400여명의 검증인(베이커)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스모스는 여러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 프로젝트로, 125명의 검증인들이 블록을 생성하는 위임지분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테조스와 코스모스의 이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블록체인 분석 업체 롱해시(Longhash)가 엠버데이터(amberdata)의 데이터를 정리한 결과 6월 중순 기준 테조스에는 약 56만개 주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중 검증자 주소 494개 가운데 상위 10개가 전체 테조스의 20.71%를 보유 중입니다. 상위 100개와 1000개 주소에는 각각 53.24%, 81.23%가 들어 있습니다. 코스모스 아톰은 3만1400개 주소 중에서 상위 10개에만 88.82%가 들어 있으며, 상위 100개 주소가 가진 코인은 전체의 98.62%를 차지합니다. 검증인이 거의 모든 코인을 들고 있는 셈입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주소 수는 1억154만개로, 매일 수만개 신규 주소가 생성되고 있습니다. 이중 상위 10개 주소에 전체 이더리움의 15.93%가 들어 있습니다. 상위 100개 주소에는 35.32%, 1000개 주소엔 64.87%가 포함돼 있습니다. 

코인 보유자의 분산화 정도는 이더리움이 가장 높고 그 다음 테조스와 코스모스 순입니다. 실제 혹은 잠재 사용자 규모를 가늠하는 주소 수 역시 이더리움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입니다.

테조스와 코스모스의 스테이킹 상황은 어떨까요. 암호화폐 분석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6월 중순 기준 테조스의 유통량 대비 담보율은 79.93%, 연간 수익률은 6.94%입니다. 코스모스 아톰의 유통량 대비 담보율은 93.88%, 연간 수익률은 9.26%입니다. 시중 유통량 가운데 스테이킹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의 예상 수익률이 2~3%인 것을 감안하면 꽤나 높은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매년 새롭게 발행되는 코인량은 테조스가 4000만개, 아톰은 1700만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스테이킹되지 않은 유통량 중의 각각 27%, 42%를 차지합니다. 신규 발행량이 너무 많으면 가치 하락이 우려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측에선 인플레이션율을 지속 주시하는 상황입니다.

#디파이 열풍, 테조스ㆍ코스모스가 잇는다?

최근 디파이(Defiㆍ탈중앙화 금융) 열풍이 불면서 이더리움뿐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이 디파이 서비스 출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테조스도 디파이를 우선순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테조스에 따르면 올 초 BTC에 연동된 테조스 기반 tzBTC 발행을 시작으로 디파이에 관한 시도가 내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 유니스왑과 유사한 덱스터(Dexter)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코스모스의 경우 현재 유니스왑과 밸런서 기반 디파이를 구상 중입니다. 또한 인터체인 환경에서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는 상황입니다. 코스모스가 인터체인을 표방하기 때문에 디파이 역시 한 플랫폼에만 국한하는 게 아닌, 여러 플랫폼을 잇는 범플랫폼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코스모스 관련 자율조직인 리퀴드스테이킹워킹그룹(Liquid Staking Working Group)에서는 스테이킹 자산을 유동화하는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와 프로젝트 팀의 관점은 서로 다르다

투자자들은 스테이킹(혹은 디파이)을 통해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수익을 거둔다는 점에 초점을 맞춥니다. 어찌 보면 누가 더 많은 수익을 주느냐에 따라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디앱을 쫓아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혹은 디앱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테조스는 핵심 우선순위로 탈중앙화와 협조, 보안을 지목합니다. 코스모스는 탈중앙화를 통해 견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코인 가격에만 집중한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뿐더러 이는 부차적인 것일 뿐 결코 궁극적으로 지향할 바는 아닙니다. 

국내에선 코인원이 테조스와 코스모스 아톰 스테이킹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테조스는 매주마다, 아톰은 매일 코인원노드의 자동 위임 시스템을 통해 보상 수익을 제공합니다.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선 손쉽게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큽니다. 하지만 중앙화된 거래소를 통한 스테이킹은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릴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합니다. 소위 ‘한탕치기’를 노리는 스캠을 제외하고, 정도(正道)를 걷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디앱들은 중앙화 권력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oW) 방식은 소수 채굴자들이 코인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지분증명(PoS) 기반 스테이킹은 사람들에게 지분을 나눠줌으로써 권력을 더 분산시킵니다. 하지만 참여자가 늘어난다는 건 어찌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중 일부는 탈중앙화에 맹목적인 반면, 일부는 토큰 가격에 집착합니다. 또한 이중 한쪽에만 과몰입하는 프로젝트도 존재합니다. 디파이만 봐도 탈중앙화 노선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당장의 인기에 무임승차하기 바쁜 곳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처럼 혼잡하고 다양한 상황을 어떻게 잘 헤쳐나가느냐에 스테이킹의 성패가 달렸습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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