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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 발달의 장단점은…]

중앙일보

입력

정부는 지난 18일 인간 복제를 금지하고 인간 배아(胚芽) 연구도 불임 치료 뒤 남은 것에 한해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등 생명공학 연구를 국가가 통제하도록 한 생명윤리기본법(가칭) 시안을 발표했다(중앙일보 5월 19일자 1, 5면). 법 시안 발표를 계기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 생명공학의 현주소

1997년 제작.상영된 공상과학영화 '가타카'(Gattaca.감독 앤드루 니콜)는 생명공학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유전인자를 잣대로 인간의 가치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미래의 이야기다. 미래사회는 인종.성차별 대신 유전자 차별이 제도화한다.

주인공 빈센트는 최고의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 취직해 우주비행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열성인자를 갖고 태어나 처음부터 하층계급에 편입된다.

청소부로 일하면서도 꿈을 접지 못한 빈센트는 유전자 암거래상의 중개로 일류 수영선수의 유전자를 사들여 결국 가타카에 입사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우주로 떠난다. 섬뜩하지만 있을 수 있는 미래 사회 얘기다.

생명공학은 지금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했다.

97년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생명공학회사 PPL세러퓨틱스는 지난 4월 장기 이식용 복제 돼지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이에 앞서 2월 13일엔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지놈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지놈 연구 결과 밝혀진 인간의 유전자수는 3만~4만개에 불과하다.

유전자 실험에 많이 사용하는 초파리는 1만3천~1만4천개, 9백59개의 세포로 이뤄진 회충의 유전자는 1만9천개가 넘는다.

◇ 생명공학의 양면성

생명공학 기술은 인간의 각종 난치 유전 질환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제를 통해 인간의 장기도 생산.대체할 수 있다.

이미 생식세포뿐 아니라 체세포만 가지고도 원본 복제가 가능하다. 인간의 행복 추구에 큰 업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개인의 유전자가 낱낱이 파악되면 열성인자를 가진 사람은 결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을 꺼리거나 보험료를 더 요구할 것이다.

지난해 독일 제나대학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GM) 농작물의 유전자는 이를 섭취한 동물에게 옮겨질 수 있다' 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유전자가 조작된 유채밭에 있던 벌의 배설물 속 박테리아를 조사해 보니 유채와 같은 조작된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은 이미 많은 농작물이 그런 것처럼 특정 종(種)으로 획일화해 생물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

인간 유전자가 조작 대상이 되면 앞으로는 부모와 혈연 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닮은 아기를 낳는 일까지 가능하다. 나폴레옹과 같은 모습을 한 아기를 낳을 수도 있다.

만약 자료가 충분하다면 나폴레옹의 성격.기질까지 유전자 지도에 그려 넣을 수 있다.

◇ 활동 주제

①생명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왜 존엄한가?

②살아 있다는 증거를 20가지 이상 문장으로 정리한다. 또 그 문장들을 활용해 '삶이란 무엇인가' 를 주제로 1천자 내외의 글을 쓴다.

③신문에서 생명과 관련한 단어를 10개 정도 찾아 그 단어를 넣어 생명의 귀중함을 주제로 짧은 글을 지어보자.

④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지난달 18일 꿀벌이나 칠성장어의 더듬이와 두뇌 등을 내장해 '오감(五感)' 을 가진 로봇이 곧 출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간을 대신해 지뢰.마약 탐지 등 위험한 일을 맡게 될 동물-기계 결합형 로봇을 생명체로 생각할 수 있을까. 또 뇌사 상태인 사람은 생명체로 볼 수 있나?

⑤중동지역 분쟁을 보며 인간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생명을 걸고 지키기 위해 싸울 가치가 있는지 토론한다.

⑥죽음을 정의하고 안락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정리한다.

⑦자신의 묘비에 적을 내용을 신문 광고에 나온 단어들을 활용해 작성한다.

⑧자신과 모습.사고 방식이 같은 복제 인간을 만들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인류 역사는 어떻게 변할까.

⑨생명의 기원과 관련해 창조론과 진화론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어느 한편에 서서 자신의 주장을 편다.

⑩유전공학을 소재로 한 영화 '가타카' 와 영국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 (1932) 등을 보고 유전공학의 발달이 초래할 미래 사회를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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