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태양광이 산사태 키웠다"…통합당 국정조사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년 7월 3일 폭우가 쏟아진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 국도 58호선 옆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지며 나무와 토사가 왕복 2차선 도로를 덮쳤다. 뉴스1

2018년 7월 3일 폭우가 쏟아진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 국도 58호선 옆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지며 나무와 토사가 왕복 2차선 도로를 덮쳤다. 뉴스1

"산사태가 많이 발생한다 하는데, 태양광 난개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현 사태에 대해 검증을 해서, 산에 설치한 태양광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판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당·국민의당 등 야권에서 '태양광 국조'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선을 그으면서도 에너지특위 설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권의 태양광 국정조사 요구는 "문재인 정부 들어 '에너지전환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태양광 발전 사업이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통합당은 "산지 태양광 설비 신축 규모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 전년 대비 271%, 2018년에 170% 증가했다"며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낸 규모가 2017∼2019년 여의도 면적의 15배인 232만7000그루"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무리한 태양광 사업 때문에 환경도 훼손되고, 에너지 정책도 잘못됐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탈원전과 태양광을 묶어 에너지 정책 전반을 특위에서 다루자고 제안했고, (민주당도)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은 자연적인 홍수 조절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한다"며 "감사원 감사와 범야권 차원의 국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봉 두드리는 안철수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8.10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의사봉 두드리는 안철수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8.10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하지만 '태양광 국조'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통합당 측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지난달 말 회동에서 태양광 문제를 포함한 에너지 정책 전반을 다룰 국회 차원의 특위 설치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부인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특위, 에너지 관련 특위를 만들어서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얘기했던 것"이라며 "(태양광) 국조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특위와 관련해 "최종 합의는 못 했다.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