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는 죽지 않았다" 예지학원 참사 응급조치 소홀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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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에서 구조됐을 때 은희는 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은희를 들쳐 업고 밖으로 나왔는데, 그 때 은희는 분명히 살아 있었습니다"

18일 오후 화재참사를 당한 경기도 광주시 예지학원 희생자 빈소가 차려진 광주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은 동료 학생(18)은 이 사고로 숨진 이은희(18)양이 "화재 당시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후송됐으나 인공호흡 등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숨졌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그러나 유족들과 취재진이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묻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함께 조문온 동료들과 빈소를 떠났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소방관 6명이 출동해 화재진압과 부상자 후송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의 증언을 듣던 은희양의 유족들은 울분을 참지 못한듯 오열하다 결국 아버지 이주태(47.충남 공주시 신풍면)씨가 실신, 앰뷸런스에 실려 후송되기도 했다.

유족 대표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식으로 경찰과 소방당국, 사고대책본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날 조문차 단체로 빈소를 찾은 예지학원생들은 화재 원인이 '담뱃불로 추정된다'는 경찰 조사 결과에 '절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화재 당시 학원 5층에 있다 대피한 학원생 박모(21)씨는 "오후 10시에 휴식시간이 끝났는데 30분이 지난 뒤에 담뱃불로 불이 났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학원 정모(53)씨는 "사고 전날 전기안전공사에서 나와 1∼5층의 전기시설을 안전점검했기 때문에 전기합선이나 누전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거의 희박하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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