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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식' 생리용품 괜찮을까?

중앙일보

입력

"너, 오늘 그 날이구나..."

그 날만 되면 나도 모르게 친구에게 짜증을 냈다. 무심코 방심(?)했다가는 '그 놈'은 미리 설치된 안전지대를 금새 벗어나 옷이고 침구이고 어딘가에서 빼꼼히 얼굴이 내비칠지 몰라 얼마나 조심 조심 행동거지를 했던가.

잠을 자도 깊이 잘 수 없었고, 행여 한 달 코스의 수영 강습이라도 하는 달이면 그 놈이 찾아온 일주일 여 동안은 강습이고 뭐고 속절없이 주욱~ 빠져야만 했던 것이다.

일년 중 82일은 자유롭지 못했다. 이 놈은 꼭 찾아오기 며칠 전부터 미리 예고를 하고 찾아오곤 했는데, 아랫배가 아프다거나 기분이 묘해 갑자기 우울해지는 것쯤은 그래도 혼자 해결할 수 있었으니 그럭저럭 참을 만하다.

하지만 꼭 입어야 했던 짧은 체육복 반바지나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에 착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어야만 하는 경우, 준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야만 했던 경우 이 놈은 얼마나 불편하고 걸치작 거렸었는지.

하지만 이제는 한시름 덜게 됐다. 해결은 간단하다. '그 놈'이 몸 밖으로 나오는 통로에 미리 '요원'를 잠복시켜 놨다가 그 놈이 나오려고 하는 순간 놀랍게 '흡수'시킨 다음 아무도 모르게 '킬(kill)'하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여성의 배설 기관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변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요도관, 대변이 배출되는 항문, 그리고 그 사이에 생리 혈이 배출되고 음음음하는 등에 쓰이는 질이 있는데 이 질 사이에 마치 솜 방망이 같은 원리의(물론 솜 보다는 흡수력이 월등히 좋다)기구를 좌약 밀어넣듯 밀어넣어 장치시키는 것이다.

이 솜 방망이 끝에는 '끈'이 달랑 달랑 달려 있는데 일정 시간(보통 혈의 양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3~4시간 정도, 최대 8시간까지)이 지나 교체할 때 이 끈만 잡아 당기면 쉽게 빠진다. 물론 소변이 나오는 요도와 질은 다른 경로를 사용하므로 이 솜 방망이에 소변이 묻을 염려 따위는 하지 않아도 좋다.

워낙 생소한 것이다 보니 사용법을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아 무섭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삽입 시 긴장하게 되면, 질의 근육이 수축돼 삽입이 힘들어지고 이렇게 되면 이물감을 느낄 수 있고 솜 방망이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잘 장치될 수 있도록 편안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히 해결되는데 문제는 심리적인 요인에 있다.

삽입식 생리용품을 사용하게 되면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이런 류의 제품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이웃 일본이나 미국,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에서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미 널리 사용되는 생리용품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것을 사용하게 되면 처녀막이 파열될 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삽입식 생리용품은 대체로 처녀막 직경 보다 작아 처녀막을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질 내에 삽입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생리용품은 생리 혈이 몸 밖으로 나와 불쾌한 냄새를 생성해내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으니 산뜻하고 자연스럽다.

행여 이 솜 방망이가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면 어쩌나 하는 것도 기우에 불과하다. 이것은 보통 몸 속에 삽입되면 질의 근육에 의해 고정되어 있으며 긴 끈이 달려있어 몸 속으로 아예 들어가버리는 일은 없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달 주기로 찾아오는 이 신비로운 신체적 매커니즘을 막을 수 없다. 막을 수 없다면 오히려 즐겁고 능동적으로 대처해보자.

생리 때에도 즐겁게 일주일을 보낼 권리가 여성에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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