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T가 소녀 사춘기 앞당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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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 소녀들이 사춘기를 너무 일찍 시작하는 것은 유해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살충제 DDT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벨기에 과학자들은 인도나 콜롬비아와 같은 개도국들에서 이민온 벨기에 소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확률이 일반 벨기에 소녀들보다 80배나 더 많았으며 '소중한' 사춘기가 시작된 이들 이민 소녀중 4분의 3이 혈액의 DDT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DT는 성 발달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소녀들은 8세 전에 가슴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10세 전에 사춘기가 시작됐다.

리에즈대학교 장 피에르 부르기뇽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다른 유럽 국가들로 이민온 소녀들도 사춘기가 일찍 시작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현상이 전적으로 식생활 개선 때문만은 아닐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진은 소녀들을 대상으로 혈중 DDT 수준을 조사한 결과 사춘기가 시작된 이민 소녀 26명중 21명에게서 DDT 수준이 높았으나 벨기에 태생 소녀들의 경우 15명중 단지 2명한테서만 DDT가 발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지 않은 이민 소녀들을 대상으로 DDT 검출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적인 결론은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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